요즘 SNS에서 테슬라 차량이 서울 골목길을 혼자 달리는 영상을 본 적 있을 것이다. 운전자는 핸들에서 손을 떼고 있고, 차는 알아서 좁은 길을 빠져나간다.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기능인 FSD가 드디어 한국에 상륙했다.
테슬라 FSD 감독판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 하면 기존 차량에서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새 차를 살 필요도 없다. 그냥 업데이트 한 번이면 내 차가 자율주행 차량이 되는 것이다. 이 충격이 얼마나 큰지, 사람들은 2000년대 후반 아이폰이 처음 들어왔을 때를 떠올리고 있다.
테슬라 FSD는 어떻게 작동하나
FSD는 레벨2 자율주행 기술이다. 조향과 가속, 감속을 시스템이 알아서 제어한다. 다만 운전자는 여전히 도로 상황을 지켜봐야 하고, 안전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 완전히 손을 놓고 잠을 잘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현존하는 레벨2 기술 중에서는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테슬라가 전 세계에서 수집한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AI에게 학습시켰기 때문이다. E2E 방식이라고 부르는데, 센서가 받아들인 정보부터 차량을 제어하는 것까지 하나의 통합된 딥러닝 모델이 처리한다. 실제 도로에서 일어나는 온갖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셈이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과 로보택시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12월 16일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489.88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시가총액은 1조 6,300억 달러로 미국 상장사 중 7위에 올랐다. 올해만 주가가 21%나 올랐다.
한국 자율주행 기술은 어디쯤 왔나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테슬라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기존 방식으로는 만들 수 없다. 규칙 기반 알고리즘만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AI 학습이 필수인데, 이 부분에서 한국은 뒤처져 있다.
테슬라만 앞서가는 것도 아니다. 구글의 웨이모는 이미 로보택시를 상용화하고 있고, 중국 업체들도 빠르게 치고 나가는 중이다. 데이터 중심의 E2E 자율주행을 개발하려면 대규모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AI 모델을 설계할 전문 인력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엄청난 컴퓨팅 자원이 있어야 한다. 동시에 효율적인 비용으로 자율주행 모델을 학습시킬 방법도 연구해야 한다.
정부가 나서서 자율주행 전용 클라우드와 학습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국내 기업과 연구소, 대학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각자 따로 개발하기에는 자원도 시간도 부족하다.
K자율주행 생태계를 만들어야 할 때
E2E 자율주행은 이제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AI 시대의 새로운 산업 표준이 되었다. 한국이 글로벌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으려면 제대로 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산업계는 실행력과 상용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학계는 기초 기술을 연구하고 인재를 키운다. 연구기관은 응용 기술을 개발한다. 정부는 인프라를 깔고 규제를 개선한다. 이렇게 명확한 역할 분담 아래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데이터 인프라와 학습 자원을 마련하고, 학계의 기술력과 기업의 실행력이 만나면 한국형 자율주행 기술도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 테슬라 FSD의 등장은 충격이지만, 동시에 한국 자율주행 산업이 본격적으로 움직여야 할 신호탄이기도 하다.
지금 주저하고 있을 시간은 없다. 테슬라가 보여준 것처럼, 자율주행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한국도 이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 아니, 더 나아가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 당장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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