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식 시장이 심상치 않다. 코스피가 4100선을 회복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KB증권에서 정말 파격적인 전망을 내놨다. 바로 코스피 7500이라는 숫자다.
11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KB증권 김동원 리서치센터본부장이 이런 이야기를 꺼냈다. 현재 코스피가 4100 정도인데 7500까지 간다는 건 거의 두 배 가까이 오른다는 얘기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이런 전망을 한 걸까?
1980년대 3저 호황이 다시 온다?
김 본부장이 주목한 건 바로 1980년대 중반에 있었던 ‘3저 호황’이다. 3저 호황이란 저달러, 저유가, 저금리가 동시에 나타난 시기를 말하는데, 당시 한국 경제가 엄청나게 성장했던 황금기였다. 그때 코스피는 무려 8배나 올랐다고 한다.
지금 상황을 보면 유가가 떨어지고 달러도 약세를 보이는 매우 드문 조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김 본부장의 분석이다. 물론 1980년대처럼 8배까지는 힘들겠지만, 지금이 저성장 국면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2028년 이후에는 7500까지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가 핵심이다
이런 전망의 가장 큰 근거는 역시 실적이다. 내년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36%나 증가한 4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107조원이 늘어나는 건데, 이 중 69%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나온다는 계산이다.
결국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면서 코스피 전체가 끌려 올라간다는 시나리오다. AI 열풍이 계속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이게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AI 버블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
물론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일부에서는 지금 AI 열풍이 1999년 닷컴버블과 비슷하다는 지적을 한다. 당시 인터넷 기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가 결국 폭락했던 기억이 있어서다.
하지만 김 본부장은 이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닷컴버블 당시에는 금리가 오르고 정부가 긴축정책을 펼쳤지만, 지금은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함께 가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게다가 당시 인터넷 기업들은 대부분 적자였지만, 지금 AI 관련 기업들은 실제로 돈을 벌고 있다.
최근 원화 약세는 어떻게 봐야 할까
최근 환율이 오르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투자자들의 걱정거리다. 하지만 KB증권은 이것도 대내외 불확실성 때문에 생긴 일시적인 현상으로 본다.
실제로 외국인들이 다시 한국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해외 투자를 하던 개인투자자들도 국내 시장으로 돌아오는 추세라고 한다. 11일 장을 보면 외국인이 75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7거래일 만에 매수세로 돌아섰다. 이런 흐름이 계속되면 원화도 자연스럽게 안정을 찾을 거라는 전망이다.
그래서 정말 7500까지 갈까
솔직히 말하면 아무도 모른다. 주식 시장이라는 게 예측대로만 움직이면 모두가 부자가 됐을 것이다. 다만 KB증권의 이번 전망이 단순히 허황된 숫자 놀음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실적 개선이라는 확실한 근거가 있고, 1980년대 3저 호황과 비슷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름의 논리가 있다. 물론 미국 금리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중국 경제가 얼마나 더 나빠질지, 지정학적 리스크가 터지지는 않을지 같은 변수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런 전망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무조건 믿고 올인하는 것도, 완전히 무시하는 것도 현명한 태도는 아닐 것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 흐름은 분명 주목할 만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들이 실제로 돈을 벌어들이고 있고, 이게 코스피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다.
다만 7500이라는 숫자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2028년까지 몇 년이 남았고, 그 사이에 시장은 수없이 오르락내리락할 것이다. 중요한 건 장기적인 관점에서 좋은 기업에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지, 특정 지수를 맞추는 게 아니다.
11일 코스피가 4106.39로 마감하면서 5거래일 만에 4100대를 회복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모두 사들이는 모습을 보면 당분간은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주식 투자는 결국 자기 책임이다. 남의 전망을 참고는 하되, 최종 판단은 스스로 내려야 한다.
코스피 7500이 현실이 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다만 지금은 적어도 그런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민해볼 만한 시점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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