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증시가 정말 뜨겁다. 코스피가 4000선을 넘어서면서 주변에서도 주식 이야기가 부쩍 많아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0월 한 달 동안 각각 28%, 60%씩 올랐고, 덕분에 코스피도 19.94%나 상승했다.
그런데 며칠 전 코스피가 장중에 6% 넘게 떨어지자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이거 버블 아니야?” “곧 폭락하는 거 아냐?”라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다르게 본다
AFW파트너스 이선엽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했다. 지금 시장을 버블이라고 보는 시각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그는 “하이닉스가 하루에 10% 올랐다거나 삼성전자 주가가 얼마다 하는 식으로 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중요한 건 AI 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로 인해 반도체 수요가 어떻게 늘어나는지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자꾸 PER이 몇이고 PBR이 몇이라며 숫자만 따지다 보니 버블이다 아니다 하는 소모적인 논쟁만 벌어진다는 지적이다. 지금은 AI가 어떤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그 안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이익을 만들어내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미국에서 이미 본 풍경
생각해보면 미국에서 엔비디아가 그렇게 오르는 걸 다들 봤다. AI 붐이 일면서 엔비디아 주가가 폭발적으로 올랐고, 이제 그 흐름이 한국으로 온 것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시대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를 공급하는 회사들 아닌가.
이선엽 대표는 “미국 빅테크들이 AI에 멈출 수 없이 과감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며 “AI 산업이 확산되면서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이는 단기 사이클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트렌드라는 것이다.
코스피 5000, 정말 가능할까?
이 대표는 코스피 5000이 내년에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다만 그러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는 투자자들의 신뢰다. 아직 한국에서는 주식을 부동산처럼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자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신뢰가 쌓이고 단단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둘째는 새로운 벤처기업들의 등장이다. 미국 증시가 계속 우상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구글, 메타 같은 혁신 기업들이 끊임없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과거 GM, 시스코, 엑손모빌의 자리를 이런 기업들이 메웠다. 코스피가 4000, 5000을 넘어 더 높이 가려면 한국에서도 새로운 벤처기업들이 지속적으로 나와야 한다.
주의할 점도 있다
물론 변수는 있다. 가장 큰 건 금리다. 시장에 돈이 많이 풀리면 어디선가는 대출로 인한 부실이 자라나게 마련이다. 금리가 오르면 빚을 진 사람들의 부담이 커지고, 그때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금리의 흐름을 계속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반도체 말고 어디를 볼까?
이 대표는 반도체 외에 전력, 에너지, 증권주를 주목했다. 골드러시 때 돈을 번 건 금을 캔 사람이 아니라 곡괭이와 청바지를 판 사람들이었다. AI 시대도 마찬가지다.
AI를 구현하려면 반도체도 필요하지만 그걸 돌릴 전력과 에너지가 필수다.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려면 엄청난 전력이 필요하다. 그는 “전력기기와 에너지 기업이 앞으로 AI 시대의 슈퍼 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주도 빼놓을 수 없다. 주식시장이 활황이면 증권사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는다. 거래량이 늘어나면 수익도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결국 중요한 건
이선엽 대표의 말을 정리하면 이렇다. 지금은 완전히 새로운 시대의 시작점이다. 과거의 경험과 데이터로 현재를 판단하려고 하면 안 된다. 기술이 주도하는 시대에서는 전통적인 거시경제 지표가 예전만큼 중요하지 않다.
주가가 올랐다고 무조건 버블이라고 보거나, 떨어졌다고 끝났다고 생각할 게 아니라, AI라는 큰 흐름 속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 그 변화의 속도와 방향을 이해하는 게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투자 전략이다.
코스피 5000은 과장된 숫자가 아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변동성은 있을 것이고, 금리 같은 변수들을 계속 주시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 AI가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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