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했다.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시장의 열기가 뜨겁다. 그런데 이번 상승장에서 의외의 수혜주가 등장했다. 바로 증권주다.
올해 들어 KRX 증권 지수는 119.13%나 급등했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수치냐면, 코스피 상승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 지수의 102.81%보다 높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을 주도했지만, 정작 수익률 면에서는 증권주가 더 잘 나갔다는 이야기다.
증권사들이 웃는 이유
증권주가 오르는 건 당연한 일이다. 주식시장이 활황이면 거래대금이 늘어난다. 거래대금이 늘면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도 덩달아 증가한다. 지금 투자자 예탁금이 83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고, 신용공여 잔고도 24조 8천억원으로 연중 최고 수준이다.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수익을 내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실제로 주요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 키움증권 등 5개 증권사의 3분기 합산 순이익이 1조 5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기대치보다 9.2%나 높은 수치다.
제도 변화가 가져온 기회
증권주에 대한 기대감은 단순히 거래대금 증가 때문만은 아니다. 금융당국이 올해 안에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즉 종투사 지정과 발행어음 인가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게 증권사들에게는 몸집을 불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한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투사 인가를 신청한 곳은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3곳이다. 4조원 이상 요건으로는 키움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등이 신청했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종합금융투자계좌 사업을 할 수 있게 되는데, 이는 증권사들이 수익을 다각화하고 규모를 키울 수 있는 핵심 과제로 꼽힌다.
개별 증권주들의 성적표
올해 증권주들의 주가 상승폭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진다. 미래에셋증권은 무려 221%나 올랐다. 키움증권도 156%, 한국금융지주는 147% 상승했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도 각각 78%, 43% 올랐다.
이미 많이 오른 것 아니냐는 걱정도 있을 법한데,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다. 메리츠증권 조아해 연구원은 증권업의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자본시장 선진화와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에 따른 이익 확대를 기대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키움증권 안영준 연구원도 단기적으로 증권주의 밸류 상단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말한다. 증시 호조뿐 아니라 국민적 금융시장 관심 확대, 증권사 대형화, 주주 환원 강화 등 구조적 변화가 멀티플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구조적 변화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증권주가 단순히 주식시장이 좋을 때만 오르는 경기민감주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지금은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주식 투자 인구가 늘어나면서 금융시장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졌고, 종투사 제도를 통해 증권사들이 대형화할 기회를 얻었다. 여기에 주주환원 정책까지 강화되면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물론 리스크가 없는 건 아니다.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으면 거래대금이 줄어들면서 증권사 수익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금리 변동이나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도 변수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증권 업종의 성장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코스피 4000시대를 맞아 증권주가 새로운 투자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많이 올랐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투자할 때는 개별 증권사의 실적과 밸류에이션을 꼼꼼히 따져보고, 분산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현명한 접근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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