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거래일째 3000선 턱밑…중동 리스크·과열 우려 겹쳐
코스피가 2900선을 회복한 지 6거래일이 지났지만 3000선 돌파에는 난항을 겪고 있다. 1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6.67포인트(0.57%) 하락한 2942.71로 출발해 장중 2979선까지 상승했으나 2972.19로 거래를 마감했다.
특히 전날인 17일에는 장중 2998.62까지 오르며 3000선 재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오후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강화되면서 상승폭을 반납하고 2950선에서 장을 마감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4월 대비 30% 급등 후 상승 동력 둔화
이달 들어 코스피는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3000선 돌파가 시간문제로 여겨졌다. 실제로 지난 4월 2200선까지 하락했던 코스피는 현재까지 30% 가량 급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수도 테헤란 일대 공습으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시장에 불안 심리가 확산됐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 전쟁 우려와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맞물리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증권가, 투자 전략 놓고 시각차 뚜렷
“정책 호재·실적 개선 기대…일시 하락은 매수 기회”
일각에서는 정부의 상법 개정 추진과 추가경정예산 집행 등 증시 부양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원화 환율 하락 부담은 있지만 미·중 관세 협상 진전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기업 실적 전망이 나쁘지 않다”며 “추경과 상법 개정 등 주식시장 부양 정책이 진행되면서 한국 증시의 오버슈팅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지만, 연초 이후 여전히 10조원 이상 순매도 상태인 만큼 거시환경 개선에 따라 추가 자금 유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09년 이후 현재와 유사한 단기 랠리 후 일시적 하락 사례 중 금융위기 직후를 제외한 3건의 평균 하락폭은 4.9% 수준”이라며 “코스피가 2800선 초반까지 내릴 가능성도 있지만 2850선 부근에서는 저가 매수 전략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거래 과열 신호 뚜렷…3000선 돌파 시 현금화 고려해야”
반면 시장 과열 우려를 근거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들어 코스피 급등은 유동성에 힘입은 측면이 크다”며 “3000선을 일시적으로 넘어설 수는 있겠지만 주식을 현금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장 과열을 나타내는 거래대금 회전율이 5월 2배 수준에서 이달 13일 3.37배까지 급상승했다. 박 연구원은 “개인들이 FOMO(Fear of Missing Out, 소외에 대한 두려움)를 느끼며 시장에 진입하고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추경 논의 본격화로 장기 금리가 반등하고, 한국은행이 부동산 부담 때문에 금리 인하에 신중해진 만큼 유동성에 대한 기대를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동 긴장 장기화·원유가 상승 등 리스크 요인 산적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발 긴장도 여전히 주식시장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스라엘·이란 충돌의 장기화 가능성,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의 배럴당 80달러 돌파 여부, 호르무즈해협 봉쇄 가능성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에너지 가격 급등과 운송·물류비 상승에 따른 경기 침체 또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이어져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이벤트의 예측 불가능성에 대비해 현금 비율을 일정 수준 확보하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코스피는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과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 등 상승 요인과 지정학적 리스크, 시장 과열 우려 등 하락 요인이 혼재하며 3000선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향후 중동 정세 변화와 국내외 경제지표, 정책 추진 상황 등이 돌파 여부를 가늠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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