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 코스피 27% 상승에도 주류주는 평균 -5% 하락, 52주 신저가 행진 중
- 2030세대 음주율 급감과 회식문화 소멸로 주류시장 구조적 위축 가속화
- 증권가 “국내 시장 성장 한계, 글로벌 진출만이 유일한 돌파구”
불장 속 유일한 패자, 주류주의 비극
“술 없이는 하이트진로 차트 못 보겠네요.”
포털사이트 하이트진로 종목토론방에 올라온 한 개인투자자의 자조 섞인 글이 주류주 투자자들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최고가를 경신하며 불장 랠리를 이어가는 동안, 주류주만 홀로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전날 대비 320원(1.84%) 오른 1만774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이는 반짝 반등에 불과했다. 전날인 3일 장중 하이트진로는 1만73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고, 우선주인 하이트진로2우B 역시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문제는 하이트진로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날 주류 업종 전체가 동반 추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보해양조와 삼화왕관이, 코스닥시장에서는 국순당·한울앤제주·MH에탄올 등이 일제히 신저가를 찍으며 주류주 투자자들의 한숨을 깊게 만들었다.
지수는 27% 급등, 주류주는 평균 -5% 참패
연초 이후 성적표를 펼쳐보면 참담함은 더욱 극명해진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7.45%, 코스닥지수는 24.2% 급등하며 글로벌 증시를 압도하는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주류주들은 예외 없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울앤제주 -13.61%, MH에탄올 -11.5%, 무학 -4.13%, 국순당 -3.99%, 하이트진로 -3.8%, 삼화왕관 -3.58%, 보해양조 -3.52% 등 주요 주류주 전체가 하락 행진을 이어갔다.
시장 전체가 축제 분위기인데 주류주만 홀로 빠진 셈이다. “다른 종목은 다 오르는데 왜 주류주만 이러냐”는 개인투자자들의 하소연이 각종 투자 커뮤니티를 가득 메우고 있다.
팍팍한 지갑과 변화한 음주 문화가 주범
주류주 급락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내수 침체와 소비 위축
고물가와 경기 불안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혔고, 가장 먼저 줄어든 것이 술 소비였다. 식당과 편의점 등 주요 판매 채널이 감소하면서 주류 유통망 자체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음주 문화의 대전환
더 근본적인 변화는 음주 문화 자체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코로나19 이후 회식과 단체 모임 문화가 급격히 쇠퇴했고,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술 안 마시는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통계’가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20대 음주율은 2020년 64.4%에서 2024년 63%로, 30대는 같은 기간 69.2%에서 65.3%로 각각 하락했다. 건강을 중시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주류 시장을 정면으로 강타한 것이다.
“경기 나쁠수록 술 판다”는 공식의 몰락
과거 증시에서는 “답답할 때 술 생각이 나니, 경기가 움츠러들수록 주류주는 오른다”는 격언이 통했다. 주류주는 경기 방어주로 분류되며 안전자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 공식은 완전히 무너졌다. 오히려 주류주는 내수 침체의 최대 피해주가 됐다. 구조적 시장 축소와 문화적 변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신 iM증권 연구원은 “대외경기 악화에 따른 주류시장 침체가 주류주들의 외형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며 “국내 유흥 중심 시장이 계속 작아지고 있고 주류 음용 방식과 문화도 바뀌어서 업체로선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 “글로벌 진출만이 살 길”
증권가는 신흥시장 공략을 유일한 돌파구로 제시하고 있다. 국내 시장이 구조적으로 축소되는 상황에서 해외 매출 확대 없이는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류 회사들은 글로벌 매출 비중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현실적으로 주류 업계가 올해도 매출 부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인 만큼, 향후 어떤 글로벌 전략을 내놓을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기업들의 해외 진출 현황
실제로 주류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무학은 중동·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이다. 보해양조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서 K-소주 열풍을 활용한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유통망 구축, 브랜드 인지도 확보, 규제 대응 등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투자자들, 장기 인내심 필요
당분간 주류주 투자자들의 고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국내 시장 회복 가능성은 희박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 성과는 아직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밸류에이션 매력을 근거로 저점 매수 기회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실적 개선 가시성이 확보될 때까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불장의 화려한 축제 속에서 주류주만 홀로 소외된 채, 개미 투자자들의 눈물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술 없이는 차트를 볼 수 없다”는 한 투자자의 자조 섞인 하소연이 주류주 투자자들의 현실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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