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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랠리의 역설: 코스닥 기대했던 개인투자자, 코스피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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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 산타 랠리, 예상과 달리 코스피가 주도하며 코스닥은 부진
  • 개인투자자들은 코스닥 상승에 1,100억원 넘게 베팅 중
  • 정책 모멘텀과 계절성으로 코스닥 반등 기대감은 여전

예고된 산타, 엉뚱한 곳에 선물을 놓다

국내 증시가 연말을 맞아 ‘산타 랠리’에 시동을 걸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올해 산타가 코스닥 시장에 먼저 찾아올 것이라던 증권가의 전망과 달리, 정작 선물을 받은 곳은 코스피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산타 랠리는 연말 마지막 주 5거래일과 새해 첫 2거래일 동안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올해는 12월 24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가 해당 기간이다. 기업들의 연말 보너스가 시장으로 유입되고,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면서 나타나는 효과다.

실제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코스피는 12.36포인트(0.30%) 상승했다. 반면 코스닥은 0.11포인트(0.01%) 오르는 데 그쳤다. 최근 1주일(19~26일) 수익률을 비교하면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코스피가 3.38% 상승할 동안 코스닥은 2.03%에 머물렀다. 이달 들어서는 격차가 더 극명해져 코스피 5.17%, 코스닥 0.77%를 기록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이끈 코스피 랠리

코스피 상승을 견인한 주역은 시가총액 상위 2개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26일 전장 대비 5.31% 오른 11만 70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도 1.87% 상승한 5만 9900원을 기록했으며, 장중에는 60만원선을 넘어서며 약 한 달 만에 ’60만닉스’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 대장주들의 강세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와 맞물려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HBM(고대역폭메모리) 납품 기대감이,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 수주 확대 전망이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개인투자자는 여전히 코스닥에 베팅

흥미로운 점은 시장 흐름과 무관하게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코스닥 상승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사실이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개인은 ‘KODEX 코스닥150’을 34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2배 레버리지 상품인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는 822억원이 몰려 전체 순매수 4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ETF는 2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오히려 코스피 하락에 투자하는 ‘KODEX 인버스’가 203억원 순매수로 19위를 차지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 상승, 코스피 하락’이라는 명확한 방향성을 설정하고 있는 셈이다.


정책 모멘텀과 계절성이 만드는 기대감

시장이 코스닥 반등에 기대를 거는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코스닥 시장은 역사적으로 연말과 연초에 강세를 보이는 계절성이 뚜렷하다. 둘째, 정부가 최근 발표한 ‘코스닥 시장 신뢰·혁신 제고 방안’이 정책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출범과 증권사 종합투자계좌(IMA) 도입도 호재로 꼽힌다. 이들 제도는 모두 모험자본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셋째,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되면서 성장주 중심의 코스닥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1~2월에 강세를 보이는 코스닥 시장의 계절성,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정책 모멘텀, 코스닥 활성화 추진 등을 바탕으로 그동안 소외됐던 코스닥 시장의 상승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로봇, 바이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늦어진 산타, 과연 코스닥에 올까

문제는 시간이다. 산타 랠리 기간은 이미 절반 가까이 지났고, 코스닥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베팅이 실제 시장 상승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기대만 키운 채 실망으로 끝날지는 남은 거래일의 흐름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역사적으로 코스닥의 연초 강세는 빈번히 나타났고, 이번에도 정책 지원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더해졌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투자자들이 기다리는 산타가 늦었지만 더 큰 선물을 들고 나타날지, 아니면 빈손으로 떠날지 지켜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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