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모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아이 명의로 주식 통장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증시 장기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금융투자업계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만 18세 이하 아이들을 위한 ‘주니어 ISA’라는 제도다. 아직 도입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제도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장기투자 수단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ISA 계좌, 들어는 봤는데 정확히 뭘까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줄여서 ISA라고 부르는 이 통장은 장기투자를 하는 사람들에게 세금 혜택을 주는 상품이다. 투자해서 번 돈이 200만원까지는 세금을 아예 안 떼고, 그 이상 벌어도 9.9%라는 낮은 세율만 적용된다. 보통 금융소득세가 15.4%인 걸 생각하면 꽤 큰 혜택이다.
더 좋은 점은 투자 기간 동안 손해 본 것과 이익 본 것을 합산해서 순이익에만 세금을 매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장기투자를 하는 사람들에게 유리하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 1년에 2천만원까지, 총 1억원까지만 넣을 수 있고, 무엇보다 만 19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주식 통장, 왜 필요할까
금융투자협회 이환태 본부장은 “아이들을 위한 ISA를 도입하면 일반 ISA와 퇴직연금 계좌로 이어지는 생애주기형 투자 문화 정착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하면 어릴 때부터 주니어 ISA로 시작해서, 성인이 되면 일반 ISA로, 나중에는 퇴직연금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주니어 ISA의 핵심은 간단하다. 부모가 아이 명의로 돈을 넣어줄 때 증여세를 면제해주고, 투자해서 번 돈에도 세금을 안 떼는 것이다. 만 18세까지 돈을 넣을 수 있고, 19세가 되면 인출하거나 일반 ISA로 바꿀 수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비슷한 제도인 NISA를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ISA보다 세제 혜택이 훨씬 크다고 한다. 일본 사람들이 장기투자를 많이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제도 덕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장기투자를 늘리려면 더 많은 게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세제 혜택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투자 문화 자체를 단기 매매에서 장기투자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펀드에 투자한 사람들에게도 배당주 투자자들처럼 세제 혜택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VIP자산운용 김민국 대표는 “기관이 주도하는 공모펀드시장에 세제 혜택을 줘야 장기투자 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별 주식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이 있는데, 펀드에는 없다는 게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펀드를 오래 보유한 사람에게 세금을 깎아주는 방안도 나왔다. 부동산을 오래 가지고 있으면 양도세나 보유세를 깎아주는 것처럼, 고배당 펀드나 국내주식형 펀드를 3년에서 5년 이상 가지고 있으면 낮은 세율을 적용해주자는 것이다.
퇴직연금도 바뀌어야 한다
퇴직연금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지금은 퇴직연금 계좌에서 주식 같은 위험자산에 70%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 정부가 안전자산을 30% 이상 유지하라고 정해놨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원리금 보장 상품에 돈이 많이 몰려 있고, 수익률이 낮다는 문제가 있다.
한국퇴직연금개발원 김병철 대표는 “퇴직연금으로 노후 준비가 안 되기 때문에 퇴직금을 장기 보유하는 비율이 낮은 것”이라며 “장기투자 시에는 원금 보장이 안 되는 것보다 물가상승률을 못 따라가는 게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목적이 뚜렷한 장기 자금인데, 이걸 국내 증시에 제대로 투자할 수 있게 해야 자본시장도 성장하고 국민 노후 재산도 늘어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는 설명이다.
외국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프랑스에는 주식저축플랜(PEA)이라는 제도가 있다. 주식이나 펀드를 5년 이상 보유하면 양도차익에 대한 소득세를 아예 면제해준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방식으로 장기보유 투자자에게 세액공제를 주거나, 단기 매매를 하면 높은 세금을 물리되 오래 보유한 사람에게는 환급해주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부모들이 지금 할 수 있는 일
주니어 ISA가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고 해서 손 놓고 있을 필요는 없다. 지금부터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먼저 아이와 함께 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이다. 저축과 투자가 어떻게 다른지, 복리가 뭔지, 장기투자는 왜 중요한지 같은 기본 개념을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다. 어려운 경제 용어를 외우게 하는 게 아니라, 생활 속에서 경험하며 배우는 게 중요하다.
증여세 공제 한도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지금도 아이 명의로 계좌를 만들고 일정 금액까지는 증여세 없이 돈을 넣어줄 수 있다. 여기에 적립식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습관을 만들어주면 좋다.
가족끼리 한 달에 한 번씩 투자 회의를 여는 것도 재미있다. 아이가 직접 투자한 돈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왜 오르고 내렸는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경제 감각이 생긴다.
생애주기형 투자 문화를 만들자
정부의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ISA 한도를 늘리는 것은 물론이고, 주니어 ISA 같은 새로운 제도가 생긴다면 정말 반가운 일이 될 것이다.
중요한 건 단순히 세금을 조금 덜 내는 게 목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어릴 때부터 올바른 투자 습관을 배우고, 성인이 되어서도 꾸준히 장기투자를 이어가는 문화를 만드는 게 진짜 목표다. 주니어 ISA에서 시작해서 일반 ISA로, 다시 퇴직연금으로 이어지는 생애주기형 투자가 자리 잡으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지금보다 훨씬 든든해질 것이다.
“초등생 우리 아이에게 꼭 주고 싶다”는 부모들의 마음이 모여서 제도가 바뀌고, 투자 문화가 바뀌고, 결국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바뀔 수 있다. 지금이 바로 그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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