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20대들 사이에서 중국 화장품 직구가 정말 핫하다. SNS만 켜면 “패키지가 예술이다”, “이 색감 실화냐” 이런 반응들이 쏟아진다. 예전에는 중국 제품이라고 하면 가격만 저렴한 이미지였는데, 요즘은 완전히 다르다. 오히려 디자인 때문에, 색깔 때문에 일부러 찾아서 산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알리익스프레스나 타오바오 같은 곳에서 중국 화장품을 사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다. 실제로 통계를 보면 2025년 3분기 중국 화장품 직구 금액이 791억원 정도 되는데, 이게 6분기 연속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2025년 3분기까지만 따져도 벌써 2,284억원이 넘었는데, 이건 작년 1년 전체 금액이랑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대체 뭐가 그렇게 좋길래?
중국 화장품의 가장 큰 매력은 디자인이다. 한국 브랜드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색깔과 패키지가 나온다. 플라워노즈는 동화책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공주 스타일이고, 플로라시스는 전통 중국 문양을 활용해서 완전 예술 작품 같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신여대 뷰티융합대학원 김주덕 원장은 “중국 화장품 회사들이 창의적이고 선명한 색상을 선보이는데 패키지도 특별해서 소장하고 싶어서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가성비 때문이 아니라 남들과 다르게 꾸미고 싶어서, 특별한 걸 갖고 싶어서 중국 화장품을 찾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플라워노즈 팝업스토어에 다녀온 대학생은 “너무 예뻐서 직구하려다가 팝업이 열렸다고 해서 왔다”면서 “한국 브랜드는 1만원대에도 립 제품을 살 수 있는데 여기는 최소 2만원 이상이어서 많이는 못 사겠다”고 말했다. 가격이 좀 있어도 디자인 때문에 찾는다는 얘기다.
틱톡이랑 인스타에서 본 그 립스틱
중국 화장품이 이렇게 인기를 끈 데는 SNS의 역할이 크다. 틱톡이나 더우인 같은 숏폼 플랫폼에서 화려한 색깔과 반짝이는 펄 효과가 엄청 예쁘게 나온다. 유명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가 쓴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SNS에 익숙한 20대들이 빠르게 반응했다.
한국에서만 인기 있는 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중국 화장품 수출이 늘고 있다. 2023년 중국의 화장품 수출액이 72억 달러로 전년 대비 10.8%나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같은 동남아 국가에서 반응이 좋다. 이 나라들도 중국처럼 라이브방송이나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많아서 중국 브랜드의 마케팅 방식이 잘 먹힌다.
이제 품질도 무시 못한다
예전에는 중국 화장품이라고 하면 품질을 걱정했는데, 요즘은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 브랜드들이 한국의 화장품 연구원들을 영입하고, 한국콜마나 코스맥스 같은 한국 ODM 업체에서 제품을 만들면서 품질을 많이 끌어올렸다.
플라워노즈는 최근에 중국 대형 뷰티 기업 프로야로부터 수억 위안의 투자를 받아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플로라시스는 작년부터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해서 자체 생산을 늘리고 있다. 주디돌은 해외 시장을 겨냥해서 립 제품은 15가지 색상으로, 자외선 차단 쿠션은 7가지 톤으로 확대했다.
일본 시장에서는 카드캡터 체리 같은 인기 애니메이션과 협업해서 한정판을 내놓는 식으로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영국에서는 2024년 화장품 수출이 전년 대비 16.3%나 증가했다고 한다.
플라워노즈가 성수동에 팝업을 연 이유
플라워노즈가 서울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연 것도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성수동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실제로 팝업 방문객의 절반 정도가 외국인이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인지도를 높이면서 동시에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도 브랜드를 알리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린 것이다.
K뷰티는 괜찮을까?
그렇다면 K뷰티는 위기일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은 조금 엇갈린다.
라운드랩의 홍진석 CMO는 “가성비가 중요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C뷰티 브랜드의 경쟁력이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면서 “중국에 가보면 이미 상품 진열이나 디자인에서 K뷰티보다 앞서가는 브랜드들이 보인다. 장기적으로 일부 품목은 C뷰티가 K뷰티를 압도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반면 카카오벤처스의 안혜원 심사역은 좀 다른 시각이다. “C뷰티의 품질이 예전보다 좋아진 건 사실이고 감성이나 가격대도 많이 올라갔지만, 한국에서 관심 있어 하는 소비자들은 아직 일부인 것 같다”면서 “특히 K뷰티가 잘되는 미국 시장에서 C뷰티가 주류로 올라서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화장품 직구, 이렇게 시작하면 된다
중국 화장품 직구가 처음이라면 알리익스프레스나 타오바오를 추천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글로벌 배송이 되고 영어로도 이용할 수 있어서 진입 장벽이 낮다. 타오바오는 중국어가 기본이지만 최신 트렌드 제품을 더 빠르게 접할 수 있다.
다만 배송이 보통 2~3주 정도 걸리고, 관세나 배송비를 따져봐야 한다. 정품인지도 꼼꼼히 확인하는 게 좋다. 가격이 너무 저렴하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중국 화장품의 인기는 단순히 유행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 디자인과 품질 모두 갖추면서 점점 경쟁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성비를 넘어서 개성과 소장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즘 세대의 취향을 정확히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C뷰티는 이제 K뷰티의 강력한 경쟁자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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