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로 돈을 벌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있다면 어떨까요? 이런 마법과 같은 공식을 알린 투자대가가 있습니다. 바로 ‘조엘 그린블라트’예요. 그는 마법공식을 만든 투자자인데요. 그는 마법공식을 통해 1985년부터 2005년까지 20년 동안 누적 수익률 83,668%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어요. 이는 연평균 40%라는 어마무시한 수익률이죠. 1억을 투자했다면 20년 뒤 836억원이 되었다는 얘기입니다.
주식투자에서 마법을 부린 그. 조엘 그린블라트는 어떤 투자자며, 마법과 같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그의 투자법은 무엇일까요?
조엘 그린블라트(Joel Greenblatt)를 소개합니다
조엘 그린블라트(1957년~현재)는 교수이자 펀드매니저입니다. 학문과 실전에 모두 능한 투자자라고 할 수 있죠. 그는 교수로서 가치투자의 산실 미국 콜롬비아 대학에서 증권 분석을 강의합니다. 또, 1985년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고담 캐피탈을 설립했어요.
그는 펜실베니아 대학교에 있는 와튼 경영대학교에서 학부와 MBA를 졸업했어요. 조엘 그린블라트는 학창시절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저널에 ‘개인투자자가 시장을 이길 수 있는 방법(How the small investor can beat the market)’을 출간했어요. 또, 그는 금융업계에 발 담그기 전에 캘리포니아에 있는 스탠포드 법대에서 1년 동안 공부를 했습니다.
마법공식 기본편 “쉽다”
조엘 그린블라트가 만든 마법공식이 투자자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당연히 그가 기록한 경이로운 수익률이 주목을 받았고요. 다음으로 그가 만든 마법공식이 ‘쉽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마법공식이 쉽고 간단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에게 가장 인기있는 투자법이 되었습니다.
마법공식이 쉬운 이유는 딱 두 가지 지표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조엘 그린블라트의 마법공식은 ‘자본수익률’과 ‘이익수익률’을 이용해 종목을 발굴하는데요. 자본수익률은 회사가 투자한 자본 대비 얼만큼의 이익을 냈는지 알려주는 지표입니다. 이익수익률은 회사가 번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알려주는 지표인데요. 정리하면 마법공식은 돈을 잘 버는 회사(=자본수익률)를 싸게 사는 방법(=이익수익률)을 나타내는 공식입니다.
다만, 마법공식은 두 가지 버전이 있어요. 바로 ‘쉬운 버전’과 ‘심화 버전’인데요. 먼저, 쉬운 버전에서는 자본수익률은 ROE로, 이익수익률은 PER을 사용합니다. 즉, ROE가 높고, PER 역수(=1/PER)가 높은 종목을 찾는 것입니다. 참고로, PER 역수가 높다는 것을 PER이 낮은 종목을 찾는 것과 같습니다.
마법공식은 ROE와 PER 역수를 이용해 종목의 순위를 매긴 후 가장 매력적인 20~30개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또, 투자자는 주기적인 시점(1년 또는 2년 등)에 ROE와 PER 순위를 다시 매긴 후 종목을 교체하면 됩니다. 아주 간단하죠.
그러나 안타깝게도 마법공식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간단한 공식에 디테일을 첨가해야 합니다. 이 디테일이 이익의 크기를 다르게 만들어주죠. 참고로 조엘 그린블라트 역시 마법공식에 본인만의 ‘디테일’을 첨가해 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단, 그는 책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The little book that still beats)’에서 마법공식의 쉬운 버전으로도 충분히 유의미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어요. 즉, 개인투자자는 ROE와 PER로도 충분히 훌륭한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욕심을 좀 더 내 마법공식 심화 버전도 알아볼까요?
마법공식 심화편 “디테일 첨가”
마법공식 쉬운편에 ‘디테일’을 첨가하는 방법은 자본수익률과 이익수익률을 조정하는 거예요. 즉, ROE와 PER 대신 더 적절하며 매력적인 지표를 사용하는 거죠. 대표적으로 ROE대신 ROC(자본수익률) 또는 ROIC(투하자본수익률)를 사용하는 거예요.
ROE는 회사에 쌓여있는 자본대비 얼만큼의 이익을 만들어냈는지 알려줍니다. 그러나 회사는 매년 새로운 기회와 사건이 발생하죠. 즉, 매년 실적에 대한 평가를 받습니다. 또, 투자자는 이 회사가 과거 실적보다는 현재 또는 미래 실적에 대해 관심이 많죠. ROIC는 회사가 올해 투자한 금액과 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한 수익률입니다. 예를 들어 2023년 100억원을 투자해 10억원 이익을 만들었다면 ROIC가 10%가 되는거죠. 그러나 이 회사가 설립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자본으로 쌓은 금액이 500억원이라면, ROE는 2%가 됩니다(10억원/500억원).
또, ROE는 순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대신 ROIC는 영업이익을 사용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순이익은 ‘영업외이익과 비용’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사업 외 이익 또는 일회성 이익으로 인해 크게 증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부동산 자산을 팔았다면 영업이익과는 별개로 순이익이 크게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순이익은 회사 능력으로 번 이익을 정확히 측정하는데 아쉬움이 있어요. 그러나 ROIC는 영업이익(또는 NOPAT)을 기준으로 수익률을 계산하기 때문에 회사의 경영 능력을 비교적 정확히 계산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ROIC는 ROE보다 최근 회사의 능력을 측정하는 데 더 유용한 지표입니다. 단, ROIC는 ROE보다 계산 방법이 복잡합니다. 또, 회사마다 가진 특징 때문에 객관성이 부족합니다. 예를 들어 ROIC를 계산하기 위한 공식이 A 회사에는 적정하나, B 회사에는 맞지 않을 수 있죠.
이익수익률에 있어서도 자본수익률과 같은 디테일이 들어갈 수 있는데요. 쉬운 버전에서는 PER의 역수(=1/PER)을 이익수익률로 사용했는데요. 실제 마법공식에는 (EBITDA – CapEx) / EV를 이익수익률로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어요. 여기서 순이익은 (EBITDA – CapEx)가 대신하고요. 주가는 EV가 맡고 있습니다.
이익수익률 심화편도 자본수익률 심화편과 비슷한 이유가 적용됩니다. 더 정확한 계산을 위해 디테일을 첨가한 거죠. 앞서 ROE를 살펴볼 때 언급했듯이 순이익은 ‘영업외 수익과 비용’이 반영돼 오해가 발생할 수 있어요. 이런 오해를 풀고 더 정확한 계산을 위해 앞서는 ‘영업이익(또는 NOPAT)’을 사용했는데요. 영업이익은 회사 경영 능력을 측정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실제 시장에서 회사 이익 창출 능력을 측정하는 데 아쉬움이 있어요. 이를 보완하는 방법이 EBITDA – CapEx를 사용하는 거예요.
우리는 ‘이익수익률’이 싸게 사기 위한 지표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해요. 이익수익률에서 이익을 영업이익이 아닌 복잡한 EBITDA – CapEx를 이용하는 이유는 실제 금융시장에서 회사 가치를 측정할 때 더 널리 사용하기 때문이죠. 마찬가지로 PER에서 가격을 나타내는 주가 또는 시가총액은 회사 거래 가격을 정확히 알려주지 않아요. 예를 들어 실제 A 회사를 사기 위해서는 시가총액뿐만 아니라 경영권 프리미엄과 현금창출능력, 보유한 현금과 부채 등을 감안한 가격에 거래를 합니다. 즉, 실제 회사를 사기 위해 계산하는 기업가치가 있으며, 이를 잘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가 EV(Enterprise Value)죠.
정리하면 이익수익률로 PER 대신 복잡한 (EBITDA – CapEx) / EV를 사용하는 이유는 현실성을 반영했다고 풀이할 수 있어요. 그리고 이 현실 반영이 더 높은 투자 수익률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마법공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짤 때 주의해야할 점이 있어요. 바로, ‘업종 쏠림 현상’입니다. 이는 특히 마법공식 쉬운 버전인 ROE와 PER을 이용해 투자할 때 발생하는데요. 보통 ROE가 높고 PER이 낮은 종목을 정리하면 ‘특정 업종’에 속한 종목이 다수 발견됩니다. 만약 순위대로만 투자한다면 업종 쏠림 현상으로 인해 밸류 트랩(Value Trap)에 갇히거나, 업종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사용되는데요. 먼저, 종목을 업종별로 분류한 다음 포트폴리오에 포함될 수 있는 최대 종목 수를 제한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같은 업종 종목은 5개로 제한한다’는 식입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업종 평균을 이용해 종목 수를 제한하는 방법입니다. 금융업종 평균 PER이 5배라면, 5배 이하인 종목만 투자 대상으로 삼는 거죠. 두 방법 중 쉬운 방법은 ‘종목 수 제한’입니다. 업종 평균을 이용하는 방법은 어려우나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요.
“(우리는) 답을 안다. 실천이 어렵울 뿐”
조엘 그린블라트는 자신이 개발한 마법공식으로 순위를 매긴 기업들의 주식을 20개에서 30개 정도를 1년에 걸쳐서 꾸준히 사라”고 조언했어요. 동시에 그는 장기 투자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는데요. “검토해보니 마법공식이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며, “평균적으로 1년에 5개월은 마법공식을 통한 포트폴리오가 전반적인 시장보다 못하기도 하다”고 말했어요. 또, “많은 경우 마법공식은 1년 또는 그 이상으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도 설명했어요. 이는 마법공식이 쉽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이유기도 합니다.
마법공식을 연구한 여러 투자자는 일관되게 주장합니다. “마법공식은 단기간 승부를 보는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다”. 그보다는 “투자 기간을 최소 3년 이상을 보고 투자한다면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고 합니다.
결국, 투자로 성공하는 건 ‘머리’보다는 ‘엉덩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기억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