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원유 수급을 위한 자체 선대 구축에 100억달러(약 13조 669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국내 조선업계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인도는 2040년까지 100억달러를 들여 원유 운반선 112척을 발주할 계획으로, 이는 한국 조선업계에게 거대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인도 조선업 현황과 한국 기업 진출 기회
인도는 현재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원유를 많이 수입하고 있지만, 자국 선박의 비율은 5%대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인도 정부는 자국 선박 비율을 2047년까지 69%로 높일 계획을 세웠다.
인도는 모든 선박을 자국 내에서 건조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건조 역량 부족으로 인해 엔진 등 핵심 부품은 해외 의존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는 한국 조선업계에게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다.
2025년 조선업 전망: 슈퍼사이클 지속
한국 조선업의 글로벌 경쟁력
한국 조선업은 2025년에도 강력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국 조선소는 전 세계에서 발주된 신조 LNG 선박 계약 중 61%를 차지하는 93건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친환경 선박 건조 기술과 관련해 65%의 기술 관리자들이 한국 조선소를 가장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2025년 시장 전망과 기회 요인
2025년 세계 신조선 시장은 LNG선과 컨테이너선의 신조 수요 감소로 발주량이 감소할 전망이지만, 한국 조선업계는 여러 유리한 요인들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2.0 시대가 개막되면서 한미 조선업 협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한국과의 조선업 협력을 시사했으며, 미 의회에서는 해군 함정 건조를 한국을 포함한 동맹에 맡기는 것을 허용하는 법안이 발의되는 등 가시적 조치들이 나타나고 있다. 동시에 친환경 선박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한국 조선업계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년 넷제로 목표에 따라 LNG선과 암모니아선 등 친환경 선박으로의 교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MRO(수리·정비) 사업 영역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화오션이 이미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에 진출한 것처럼, 기존 선박의 유지보수 시장이 확대되면서 조선업계의 수익 다각화에 기여하고 있다. 미국 해군 함정 시장 진출 역시 중요한 기회 요인이다. 연간 약 20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해군 함정 MRO 시장에서 한국 조선업체들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트럼프 미국 정부의 LNG 수출 확대 정책에 발맞춰 FSRU(부유식 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수요도 증가가 예상되고 있으며, LNG 벙커링선 시장은 2024년 16억4000만 달러에서 2030년까지 61억4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조선사별 실적 전망 및 분석
HD현대중공업: 안정적 성장 지속
HD현대중공업의 2024년 신규수주는 108.5억 달러를 기록하여 목표치를 13.9% 초과달성했으며, 2025년 수주 목표는 90~100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2025년 예상 수주실적은 103억 달러 규모로 전망되며, 이는 상선 부문 58억 달러, 해양 부문 10억 달러, 방산 부문 6억 달러, 엔진 부문 30억 달러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말 기준 수주잔고는 약 40조 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어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 LNG선과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분야에서 핵심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HD현대중공업은 2025년도 수주에서 LNG운반선은 2028~2029년 인도 슬롯, 일반상선은 2028년 인도 슬롯을 판매하는 계약으로, 잔여 슬롯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선가를 할인할 필요가 없다는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친환경 선박 선도
삼성중공업은 2024년 연간 매출 9조9031억원, 영업이익 5027억원을 기록하여 매출은 전년대비 24%, 영업이익은 115% 각각 증가하는 성과를 보였다.
삼성중공업은 친환경 선박 기술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으며, 특히 LNG선 건조 역량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안정적인 수주잔고를 확보하여 향후 몇 년간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이중연료엔진 선박과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에 집중하면서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
한화오션: 체질 개선과 성장 가속화
한화오션의 2025년 연간 영업실적은 매출액 12조 6,948억원(YoY +17.8%), 영업이익 7,365억원(YoY +209.6%, OPM 5.8%)로 전망된다.
한화오션의 주요 성장 동력은 여러 방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먼저 적자를 유발했던 호선 컨테이너선들이 대부분 1분기에 인도되면서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고수익성을 자랑하는 LNGc(액화천연가스운반선) 매출 비중이 상승하면서 전체적인 수익 구조가 개선되고 있다. 또한 미국 해군 MRO 사업 확대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했으며,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표준형 개발을 완료하여 해양플랜트 사업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8월 국내 조선소 최초 미 해군 군수지원함 ‘윌리 쉬라함’ MRO를 수주하고 11월에는 ‘유콘함’ 정기 수리 사업까지 따내 지난해 미 해군 발주 MRO 사업 2건을 모두 맡았다.
조선 기자재 업체 동향: 엔진 부문 호황
선박용 엔진 시장 급성장
선박엔진 제조사 HD현대중공업과 한화엔진이 순풍에 돛을 달았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 조선사에서도 선박엔진 주문이 물밀듯 들어오며 5년 치 넘는 일감이 쌓였다.
선박엔진 시장 규모는 올해 139억2000만 달러에서 2032년 174억6000만 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이러한 성장세는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과 글로벌 해운 물동량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국 조선사들이 건조한 LNG운반선들이 잇따라 고장을 일으키면서, 한국산 선박엔진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높아진 것도 수주 증가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HD현대마린엔진: 그룹 편입 효과
HD현대마린엔진은 HD현대그룹 편입 이후 친환경 엔진 중심으로 연간 생산능력을 조정하고, 내년까지 105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회사의 주요 사업 전략은 친환경 엔진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되어 있다. 기존 200만마력에서 140만마력으로 연간 생산능력 기준을 조정했는데, 이는 친환경 엔진 제작 비중이 늘어나면서 더 높은 기술력과 공수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 사업부와의 물량 분배를 최적화하여 그룹 전체의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엔진: 중속엔진 시장 재진출 검토
한화엔진은 최근 중속엔진 시장 재진출을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를 통해 군함 건조에 필요한 엔진 수직계열화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2025년 실적 전망을 살펴보면 수주 급증으로 5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특히 D/F(이중연료) 엔진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으며, 중국 조선소로의 납품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화엔진의 2024년 결산에서 별도기준 매출액은 40.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19.5% 증가하여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최근에는 아시아의 한 조선사와 2029년 6월까지 선박엔진 2160억원어치를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대규모 수주를 잇달아 확보하고 있다.
인도 시장 진출 전략과 기대효과
합작 투자 및 기술 이전 논의
HD현대중공업은 타밀나두주 투티코린에 인도 국영 코친조선소와 합작 조선소 설립을 검토하고 있으며,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인도 조선업 대표단과의 협력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예상 수혜 규모
국내 조선 및 기자재 업체들의 연간 기자재 수출 현황을 살펴보면 상당한 규모를 보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의 경우 2023년 선박 엔진 등 수출액이 3조350억원을 기록했으며, HD현대마린엔진은 선박 엔진 등 부품 수출로 158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화엔진은 선박용 엔진과 부품 수출에서 1조1132억원이라는 대규모 실적을 달성했다.
인도의 대규모 선박 발주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 조선기자재 업체들의 수출 증가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도가 자체 조선 역량 부족으로 핵심 부품을 해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이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결론: 한국 조선업의 새로운 도약
인도의 13조원 규모 조선시장 개방은 한국 조선업계에게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조선업계는 친환경 선박 기술에서의 우위와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역량, 그리고 핵심 기자재 공급 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트럼프 2.0 시대의 조선업 협력 확대와 IMO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 미국 해군 MRO 시장 진출 등 다양한 성장 기회가 동시에 펼쳐지고 있어, 2025년은 한국 조선업의 또 다른 황금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 기사는 2025년 5월 27일 기준 최신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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