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코스닥 시장에서 제법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이 하나 있다. 바로 쏘카를 키운 이재웅 전 대표가 유투바이오라는 바이오 회사의 최대주주가 됐다는 이야기다.
이재웅 전 대표는 원래도 유투바이오 지분을 19% 정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기존 최대주주였던 엔디에스라는 회사가 가지고 있던 지분 30.13%를 통째로 사들였다. 그러니까 합치면 44.11%가 됐다. 엔디에스는 농심 그룹 계열사인데, 신춘호 초대 회장의 삼남인 신동익 부회장이 이끄는 메가마트 자회사다.
173억원을 들여서 주당 5084원에 샀다고 한다. 요즘 유투바이오 주가가 5000원 정도 하니까 시세대로 산 셈이다. 물론 한 달 전만 해도 주가가 3000원대였는데 최근에 경영권 관련 이슈가 나오면서 급등했다.
농심 계열사는 왜 지분을 판 걸까
엔디에스가 지분을 판 이유가 꽤 흥미롭다. 유투바이오 김진태 대표가 회사를 벤처지주회사로 바꾸려는 계획을 세웠는데, 엔디에스가 이걸 반대했기 때문이다.
김진태 대표는 이재웅 전 대표한테 유상증자를 했다. 두 사람이 영동고 동문이고 비슷한 시기에 창업해서 성공한 경영자라 원래 가까운 사이였다고 한다. 그런데 엔디에스 입장에서는 벤처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게 기존 바이오 사업이랑 시너지가 없을 것 같았고, 지배구조도 바뀌는 게 마음에 안 들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엔디에스는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까지 냈다. 하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본격적으로 분쟁을 이어가는 대신, 아예 지분을 팔고 나가는 쪽을 택했다.
사실 엔디에스는 2018년에 유투바이오가 상장하기 전부터 투자했던 초기 투자자였다. 처음에 40억원 정도 넣어서 지분 12%를 샀고, 2019년에는 전환사채로 70억원을 더 투자했다. 그리고 2021년에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꿔서 지분을 30%까지 늘렸다.
그러니까 총 110억원 정도 투자해서 4년 만에 173억원에 팔았다. 63억원 정도 수익을 낸 건데, 4년 동안의 수익치고는 그렇게 대단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유투바이오는 어떤 회사인가
유투바이오는 원래 코넥스 시장에 상장되어 있었는데, 2023년에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했다. 코넥스 시절에는 주가가 2만원을 넘기도 했는데, 코스닥으로 옮긴 후에는 1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그 뒤로 실적이 안 좋아지면서 주가가 계속 내려갔다.
이재웅 전 대표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지분을 인수한 셈이다. 한 달 전만 해도 3000원대였는데 5000원대에서 샀으니까. 그래도 장기적으로 회사를 키울 생각이 있다면 지금 가격도 괜찮다고 본 것 같다.
이제 엔디에스가 빠지면서 김진태 대표와 이재웅 전 대표가 원하는 방향으로 회사를 끌고 갈 수 있게 됐다. 벤처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계획도 반대 세력이 없어졌으니 더 수월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쏘카를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 이재웅 전 대표가 유투바이오를 어떻게 바꿔나갈지, 벤처지주회사 전환이 실제로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 바이오 업계에서도 이번 지배구조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 또 하나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 같다. 유투바이오 주가도 이런 변화에 어떻게 반응할지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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