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코스닥 시장을 보다 보면 위츠라는 회사가 눈에 띈다. 주가가 고점 대비 71%나 떨어졌다고 하니 개인투자자 1만 명이 넘게 보유하고 있다는데, 대체 이 회사는 어떤 곳일까.
위츠는 2019년에 설립된 무선충전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삼성전기로부터 모바일용 무선전력전송 사업을 인수하면서 시작했고, 지금은 삼성전자 1차 협력사로 등록되어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무선충전 모듈을 만드는 회사라고 보면 된다.
2024년 11월에 주가가 2만3850원까지 올라갔었다. 그런데 지금은 6790원 수준이다. 공모가가 6400원이었으니 간신히 공모가만 턱걸이하고 있는 셈이다. 상장 첫날에는 공모가 대비 272%나 급등하면서 화려하게 데뷔했는데, 그 열기가 채 1년도 가지 못했다.
[차트] 위츠 주가(일봉, 상장 이후)

(자료: 키움증권 영웅문)
위츠가 하는 일
위츠의 주력 사업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모바일 무선충전 쪽이다. 갤럭시S 시리즈, 폴드, 플립에 들어가는 무선충전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갤럭시워치나 버즈 같은 웨어러블 기기에도 무선충전 솔루션을 넣고 있다. 올해는 자체 브랜드 무선충전기 3종을 출시해서 삼성닷컴을 통해 해외 20여 개국에 팔고 있다고 한다.
두 번째는 자동차 전장 부문이다. KG모빌리티에 모바일 무선충전기를 공급 중인데, 토레스, 티볼리, 무쏘, 액티언 등 거의 모든 차종에 들어간다. 작년 3월에는 비욘드아이라는 디스플레이 모듈 전문 기업의 KG모빌리티 영업권을 인수했고, 올해 7월에는 아예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KG모빌리티가 해외 시장을 확대하면서 공급 물량도 늘어나고 있다.
세 번째는 전기차 충전기 사업이다. 국내 대기업과 협력해서 EV 유선충전기를 만들고 있는데, 지난 8월부터 현대캐피코에 스마트제어형 완속충전기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정부 보조금을 받으려면 화재 예방 기능이 들어가야 하는데, 이 요건을 충족하는 제품으로 양산 중이다.
새로 시작한 게이밍 디스플레이 사업
김응태 위츠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게이밍 디스플레이 사업을 강조했다. 3년 동안 공들여서 개발한 카지노 디스플레이 시장에 지난 2월부터 본격 진입했다고 한다. 모회사인 켐트로닉스의 디스플레이 식각 기술과 위츠의 시스템 기술을 합쳐서 만든 제품이라는데, 벌써 전체 매출의 10%까지 올라올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현재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게임 및 카지노 기계 업체인 아르제에 공급하고 있고, 지트로 같은 회사에도 샘플을 제출한 상태다. 제품 한 대당 가격이 약 4000달러 정도 되니까 이익률 면에서 기여도가 클 것으로 보인다. 게이밍 디스플레이 시장 자체가 연간 6000억원 규모인데 소수 업체가 과점하고 있는 시장이라고 한다.
2025년 상반기 실적은 괜찮았다
올해 상반기에 위츠는 68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40.2% 증가한 수치다. 삼성 갤럭시 S25 시리즈를 여러 모델 수주했고, 3in1 무선충전기 판매도 잘 됐다고 한다. 하반기에는 갤럭시 폴드7, 워치8 같은 신제품 수요가 더해질 예정이다.
신한증권은 올해 매출 1291억원, 영업이익 97억원을 전망했다. 만약 이렇게 되면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영업이익은 작년 대비 5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이다. 김 대표도 올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장 부문에서는 G사에 스마트제어형 충전기 양산 공급을 논의 중이고, 현대캐피코와는 2026년형 신규 EV 충전기 모델 추가 공급을 협의하고 있다. EV 유선충전기, EV 무선충전 솔루션, 전장부품 공급 모델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이런 흐름이라면 내년 매출 2000억원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욘드아이 인수로 LG전자까지 고객 확보
지난 8월 위츠가 인수한 비욘드아이는 LG 가전용 디스플레이 모듈 납품 전문기업이다. 작년 매출이 562억원이었다. 위츠와 기술을 융합하면 고객층이 확장되고 사업영역도 넓어질 수 있다. 이제 삼성과 LG라는 양대 대기업을 고객사로 두게 된 셈이다.
비욘드아이는 전장 카메라 시스템, 가전 디스플레이, 전장 디스플레이를 만든다. 지난 14일에는 비욘드아이를 통해 LG전자 1차 공급사인 비콘아이앤씨의 LED·LCD 디스플레이 모듈 사업을 양수하기도 했다. LG전자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주가는 왜 이렇게 떨어진 걸까
사실 위츠의 코스닥 데뷔는 화려했다.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997.3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희망범위 상단인 6400원에 확정됐고, 일반 투자자 경쟁률도 223.16대1이었다. 청약 증거금만 2690억원이 모였다.
상장 첫날 1억2371만주의 거래량이 터지면서 당일 공모가 대비 272.66% 폭등했다. 1만469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런데 올해 1월부터는 딱 하루를 제외하고 주가가 1만원을 넘긴 적이 없다.
주가 부진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대형 고객사 숫자가 적다. 삼성전자와 KG모빌리티가 주요 고객인데, 특정 고객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리스크다. 또 유통 물량이 적다. 대주주 지분율이 65.3%나 되고, 외국인 지분율은 5.81%밖에 안 된다. 실질적으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물량이 30%도 안 되는 셈이다.
부채비율도 158.42%로 좀 높은 편이다. IT나 자동차 산업 자체가 경기에 민감하다 보니 불확실성도 있다. 이런 요인들이 겹치면서 주가가 계속 밀렸던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나
그래도 최근 5거래일 동안 하루 평균 45만주 이상의 거래가 터지면서 주가 바닥 탈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 의견도 엇갈리지 않는다.
독립리서치를 운영하는 이재모 아리스 대표는 “글로벌 무선충전 수요가 모바일에서 차량용으로 확대되면서 위츠가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무선충전 기술이 전기차 시장까지 넓어지고 있는데, 각 국가별로 기술표준화 및 운용성 기준이 마련되는 과정에서 저변이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게이밍 디스플레이의 경우 미국 고객사 확보로 내년부터 매출과 영업이익이 본격적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기술력과 시장 성장성을 고려할 때 시가총액이 저평가됐다”며 “올해 순이익 68억원 가정, 타겟 PER 고려 시 적정 주가는 1만500원 이상”이라고 했다. 현 주가 대비 54.64%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강민구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긍정적이다. “카지노용 게이밍 디스플레이 시장은 연간 6000억원 규모로 소수 업체가 과점 중인데, 위츠는 무선충전 기술과 켐트로닉스 식각 기술을 활용해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2년 내 시장 점유율 15% 이상을 목표로 뛰고 있는 만큼 내년부터 고객사 및 프로젝트 확대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전장사업도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국내 전기차 수요는 둔화됐지만, 충전 시설은 기존 충전사업자와 충전기 제조업체의 수직계열화 과정에서 제조 부문 하청 전환에 따른 수혜 가능성이 있다. 작년 인천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화재 발생 이후 설치 기준이 강화됐는데, 위츠가 올해 화재 예방형 전기차 충전기 인증을 획득하고 양산을 개시한 점도 긍정적이다.
주주들에게 돌아갈 건 있나
김 대표는 올해 사상 최대 매출 기대로 주주들과 과실을 나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작년에 보통주 1주당 3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는데, 배당수익률로 따지면 3.08%였다. 올해는 실적이 좋아지면 배당금을 더 올릴 가능성도 있다.
베트남 법인을 활용한 해외 충전기 시장 진출로 회사 성장성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있다. 베트남 하노이 옌빈 공단에 8000평 부지의 신공장이 있는데, 현재 4000평은 제조 시설로 쓰이고 남은 공간은 수주가 늘어나면 탄력적으로 운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기술에 투자하는 회사
위츠는 국내외 특허 607건을 보유하고 있다. 경쟁사 대비 R&D 비용으로 매출의 6~7%를 투자한다. 2분기 기준 임직원 122명 중 R&D 인력이 54명이니 거의 절반이 연구개발을 하고 있는 셈이다. R&D 비용도 2021년 53억원에서 작년 66억원까지 늘었다.
김응태 대표는 1981년생으로 김보균 켐트로닉스 회장의 차남이다. 지분 5.85%를 보유해서 주식 가치로만 약 50억원 정도 된다. 2010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아버지 회사인 켐트로닉스 영업팀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이후 경영기획실, 전자사업본부 미주법인, 사업전략실 등을 거치며 10년간 현장 경험을 쌓고 2020년 위츠 대표에 올랐다.
그는 “너무 완벽한 답을 찾기보다는 도전하면서 배우는 경험 자체를 소중히 여기는 게 중요하다”며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시도해 보는 용기 속에서 성장의 기회가 열린다”고 말했다. 다섯 글자로 회사를 표현해달라는 질문에는 “기술과성장”이라고 답했다.
정리하면
위츠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고객사로 둔 무선충전 및 전장부품 전문기업이다. 주가가 고점 대비 71% 떨어진 상태지만, 올해 사상 최대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게이밍 디스플레이라는 새로운 사업도 시작했다.
투자 긍정 요인으로는 든든한 대형 고객사, 607건의 특허 보유, 신사업 진출, 배당 확대 가능성 등이 있다. 반대로 특정 고객사 의존도가 높고, 유통 물량이 적으며, 부채비율이 다소 높다는 점은 리스크다.
전문가들은 적정 주가를 1만500원 이상으로 보고 있어 현재 가격 대비 54% 정도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투자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중장기적으로 무선충전 시장 성장과 게이밍 디스플레이 신사업의 성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라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투자의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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