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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은 올랐다는데 왜 이렇게 안 느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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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월급명세서를 받을 때마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 작년보다 월급이 올랐다고 하는데, 통장에 찍히는 실수령액을 보면 그다지 체감이 안 된다. 이게 나만 느끼는 건가 싶었는데, 최근 나온 분석 자료를 보니 착각이 아니었다.

한국경제인협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근로자의 월급은 연평균 3.3% 올랐다고 한다. 그런데 같은 기간 근로소득세와 사회보험료는 5.9%나 올랐다. 월급보다 세금이 거의 두 배 가까이 빠르게 오른 셈이다.

특히 근로소득세는 연평균 9.3%씩 급증했다. 월급에서 세금과 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5년 전에는 12.7%였는데 지금은 14.3%까지 늘어났다. 결국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연평균 2.9%밖에 안 늘어난 것이다.

세금이 이렇게 많이 오른 이유

가장 큰 문제는 소득세 기본공제액이 2009년 이후로 16년째 그대로라는 점이다. 그동안 물가도 올랐고 월급도 올랐는데, 세금을 매기는 기준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명목상 월급이 오르면 자동으로 더 높은 세율 구간으로 넘어가게 되는 구조다.

예를 들어 물가가 오르면서 월급이 10% 올랐다고 해도, 실질 구매력은 그대로인데 세금은 더 높은 구간의 세율로 계산된다. 실제로 번 돈은 비슷한데 세금만 더 내게 되는 것이다.

사회보험료도 만만치 않게 올랐다. 5년 전에는 월평균 31만 6630원이었는데 지금은 39만 579원이다. 고용보험은 연평균 5.8%, 건강보험은 5.1%, 국민연금은 3.3%씩 올랐다. 코로나19 이후 실업급여 지출이 늘어나고, 취약계층 의료비 지원이 확대되면서 보험료율이 계속 인상된 영향이다.

내년에는 오랫동안 동결됐던 국민연금 보험료율도 오른다고 한다. 직장인 입장에서는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돈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물가까지 더 빠르게 올랐다

여기에 생활비 부담까지 가중됐다. 전기요금, 가스요금, 식료품, 외식비 같은 필수 생계비 물가가 연평균 3.9% 올랐다. 월급 상승률 3.3%보다 높다. 수도와 전기 같은 광열비는 6.1%나 올랐고, 식료품은 4.8%, 외식비는 4.4% 올랐다.

결국 월급은 조금 올랐지만 세금은 더 많이 떼이고, 물가는 더 빠르게 올라서 실제 생활에서 느끼는 여유는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2020년에 직장인 월평균 실수령액은 307만 9000원이었다. 2025년에는 355만 8000원이 됐다. 48만 원 정도 늘어났는데,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실질 구매력은 거의 제자리걸음이거나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몇 가지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가장 먼저 나온 제안은 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이다. 물가가 오르면 세금을 매기는 기준도 자동으로 조정되는 제도다. 미국이나 캐나다 같은 나라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다.

물론 이 제도를 도입하면 나라에 들어오는 세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래서 소득세를 내는 사람의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사회보험 쪽에서도 개선이 필요하다. 실업급여를 반복해서 받는 경우를 줄이고, 건강보험에서 과잉진료를 막고, 연금 지출을 효율화해서 보험료율 인상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에는 더 힘들어질 수도

내년에는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 보험료가 모두 오를 예정이다. 특별한 대책이 없다면 직장인들이 체감하는 실수령액 감소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월급이 오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금과 보험료 부담을 줄이고 생활물가를 안정시키는 것도 함께 이뤄져야 진짜 소득이 늘어났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명목상 숫자만 올라가는 게 아니라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이 늘어나야 의미가 있는데, 지금은 그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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