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 보면 환율 얘기가 계속 나온다. 12월 17일 원달러 환율이 1479.8원으로 마감했는데, 장중에는 1482.3원까지 올랐다고 한다. 지난 4월 이후로 8개월 만에 최고치라고 하니 정말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사실 환율이라는 게 하루 이틀 사이에 갑자기 오르는 건 아니다. 며칠 전만 해도 1470원이 마지노선이라고 했는데, 어느새 1475원이 되고 1480원이 됐다. 이제는 시장에서 1500원까지 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왜 이렇게 환율이 오르는 걸까
환율이 오르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미국 달러가 강해지고 있다. 달러인덱스가 아시아 시장에서 반등하면서 달러 가치가 올라가니까 자연스럽게 원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계속 팔아치우고 있다. 주식을 팔면 그 돈을 달러로 바꿔서 가져가야 하니까 달러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다. KB국민은행 이민혁 이코노미스트 말로는 외국인 순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수급 부담이 더 커졌다고 한다.
결국 달러를 사려는 사람은 많은데 파는 사람은 적으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형적인 수급 불균형 상황인 셈이다.
정부도 손을 쓰고 있긴 한데
외환당국도 가만히 있는 건 아니다. 국민연금과 맺은 외환스와프를 실제로 가동했다고 한다. 시장에 달러를 풀어서 환율을 안정시키려는 시도인데, 장중에 환율이 잠깐 주춤하긴 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당국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건 알겠는데, 지금 시장의 흐름 자체가 워낙 강하다 보니 개입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1500원 시대가 올까
우리은행 박형중 이코노미스트는 연말 환율이 1500원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환율의 균형점 자체가 위로 올라간 상태라서 1500원 수준을 자주 넘나들 거라는 분석이다.
솔직히 몇 달 전만 해도 1500원이라는 숫자는 상상하기 어려웠는데, 지금 분위기를 보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처럼 느껴진다.
한은 총재도 우려를 표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자설명회에서 한 말이 인상적이었다. 전통적인 금융위기는 아니라고 했지만, 물가 영향이나 성장 양극화를 생각하면 안심할 수준은 아니라고 했다. ‘위기’라는 단어가 나온 것 자체가 상황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특히 고환율이 고물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걱정했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물가가 오르고, 그게 결국 우리가 마트에서 사는 물건 가격에 영향을 준다.
우리 생활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한국은행 추산으로는 환율이 10% 오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포인트 정도 뛴다고 한다. 숫자로만 보면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이미 물가가 높은 상황에서 추가 상승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은은 환율이 내년까지 지금처럼 유지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기존 전망치인 2.1%보다 높은 2.3% 안팎이 될 거라고 봤다. 0.2%포인트 차이지만 체감 물가는 생각보다 크게 느껴질 수 있다.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환전할 때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 수입 제품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든 전자제품이든 해외에서 들여오는 부품이나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최종 소비자 가격도 따라 오르기 마련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솔직히 환율이 언제 안정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미국 경제 상황도 봐야 하고, 외국인 투자 자금 흐름도 지켜봐야 한다. 글로벌 경제 상황이 워낙 복잡하게 얽혀 있다 보니 변수가 많다.
다만 확실한 건 당분간 환율 변동성이 클 거라는 점이다. 1500원을 넘을지, 아니면 다시 떨어질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환율 뉴스를 계속 체크하면서 필요한 대비를 해두는 게 좋을 것 같다.
해외 직구를 자주 하거나 환전할 일이 있다면 환율 추이를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달러 예금이나 환율 관련 금융상품도 한 번쯤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환율이 오르든 내리든 결국 우리 지갑 사정과 직결되는 문제다. 경제 뉴스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원달러 환율 동향은 계속 주시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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