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투자전략워런 버핏도 당한 크래프트 하인즈의 몰락 "당신의 투자는 안전한가요?"

워런 버핏도 당한 크래프트 하인즈의 몰락 “당신의 투자는 안전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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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게 사서 비싸게 팔라!” 투자의 기본 격언이죠. 하지만 현실은 복잡합니다. 오늘은 투자계의 살아있는 전설 워런 버핏과 그가 투자했던 거대 식품 기업 크래프트 하인즈(Kraft Heinz)의 흥미진진하면서도 씁쓸한 이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투자자들이 무엇을 배워야 할지 심층 분석해보겠습니다. 과연 버핏은 이 난파선에서 어떻게 살아남았을까요? 그리고 우리에게는 어떤 시사점이 있을까요?


3G 캐피탈과 워런 버핏, 그리고 ‘하인즈’의 탄생

이야기는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성공적이었지만 다소 보수적인 포장 식품 회사 하인즈(Heinz)에 브라질계 사모펀드 3G 캐피탈(3G Capital)이 워런 버핏과 손잡고 투자합니다. 3G 캐피탈은 ‘제로 기반 예산(Zero-based budgeting)’이라는 극단적인 비용 절감 전략으로 유명했죠. 모든 비용을 매년 처음부터 정당화하게 하는 방식인데, 직원들을 대거 해고하는 등 살벌한 구조조정으로 악명 높았습니다.

버핏과 3G의 첫 합작품인 AB 인베브(AB InBev)는 전 세계 맥주 시장을 장악하며 엄청난 성공을 거둡니다. 버드와이저(Budweiser)와 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 같은 상반된 문화를 가진 브랜드를 합쳐 시너지를 냈죠.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2015년 하인즈는 또 다른 대형 식품 회사 크래프트(Kraft)를 인수하며 크래프트 하인즈가 탄생합니다.


기적의 마진율과 ‘새로운 자본주의’의 허상

크래프트 하인즈는 합병 후 3G 캐피탈의 마법(?)을 발휘합니다. 하인즈의 영업 마진이 15% 수준이었는데, 3G 방식이 적용되자 무려 27%까지 치솟습니다. 사람들은 “이것이 새로운 자본주의다!” “세상의 모든 기업들은 너무 많은 비용을 쓰고 있다!”며 환호했습니다. 당시 FT 렉스(Lex) 칼럼 기자였던 로버트 암스트롱도 “모든 기업 운영 비용의 3분의 1은 헛소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였죠.

하지만 이 ‘새로운 자본주의’의 이면에는 가혹한 직원 해고비용 절감이 있었습니다. 회사는 날씬해졌고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죠. 2017년, 합병 회사의 가치는 거의 1,200억 달러에 달하며 정점을 찍습니다.


피할 수 없는 추락: ‘떨어지는 칼날’이 되다

그러나 영원한 영광은 없었습니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두 가지 거대한 흐름에 직면하며 몰락의 길을 걷습니다.

  1. 소비 트렌드 변화: 미국인들이 케첩, 마요네즈 같은 전통적인 포장 식품 대신 살사, 핫소스 등 좀 더 틈새 시장의 브랜드를 선호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형마트에서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던 제품이 더 이상 인기를 끌지 못하게 된 거죠.
  2. 유통업체의 파워 증가: 월마트(Walmart)를 비롯한 대형 소매 체인들이 유통 시장을 장악하면서, 이들이 제조사에 가격 인하를 강요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졌습니다. 아무리 유명 브랜드라도 유통업체의 힘 앞에선 무력해진 것입니다.

여기에 회계 스캔들까지 터지며 상황은 악화됩니다. 2019년, 크래프트 하인즈는 매출 부진과 함께 회계 부정 조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하루 만에 25% 폭락하는 충격을 겪습니다. 이후 매출은 사실상 정체 상태에 빠졌고, 영업이익률은 20%대로 하락했습니다. 현재 주가는 2017년 고점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그야말로 ‘떨어지는 칼날(Falling Knife)’이 된 것이죠.


크래프트 하인즈의 몰락이 주는 3가지 교훈

이러한 크래프트 하인즈의 사례는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줄까요?

  1. 영원한 브랜드는 없다: 재투자의 중요성
    워런 버핏은 한때 “10년 후 누가 컴퓨터를 만들지는 모르지만, 누가 통조림을 만들지는 꽤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술주보다 안정적인 소비재 브랜드에 투자하는 이유였죠. 하지만 크래프트 하인즈 사례는 아무리 강력한 브랜드라도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끊임없이 혁신하고 재투자하지 않으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유니레버(Unilever)나 네슬레(Nestlé)처럼 꾸준히 새로운 제품에 투자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2. 합병과 분할의 반복, 누구를 위한 것인가?
    크래프트와 하인즈는 합쳐졌다가 이제 다시 분할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왜 이렇게 끊임없이 합병과 분할을 반복할까요? CEO들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일 수 있습니다. 비용 절감, 혁신 투자, 배당, 자사주 매입 등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일 때, 결국 M&A는 CEO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정작 이득을 보는 것은 투자 은행가들과 경영진뿐인 경우가 많습니다.
  3. 워렌 버핏의 ‘진정한’ 투자 비법: 보호 장치
    놀랍게도, 크래프트 하인즈 주가가 폭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워렌 버핏은 이 투자를 통해 60% 가량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 막대한 배당금: 크래프트 하인즈는 많은 배당금을 지급했고, 버핏은 이를 꾸준히 받아왔습니다.유리한 거래 조건: 버핏은 하인즈 지분을 크래프트 하인즈에 넘기면서 매우 유리한 조건을 받아냈습니다. 그는 거래에 총 100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크래프트 하인즈가 상장될 무렵에는 그 가치가 두 배로 불어났습니다.
    즉, 워런 버핏의 성공은 단순히 ‘훌륭한 주식 선정가’라기보다는, 협상가로서 자신의 자본 가치를 정확히 알고 하방 위험을 철저히 보호하는 데 능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어떤 주식을 샀는지뿐만 아니라, 얼마에, 어떤 조건으로 들어갔는지를 아는 것이 진정한 버핏 투자법의 핵심인 것이죠.

당신의 포트폴리오는 안전한가요?

크래프트 하인즈의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아무리 견고해 보이는 기업이라도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몰락할 수 있으며, 투자의 대가 워렌 버핏조차 예측 불가능한 시장 상황에 직면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투자를 할 때는 단순히 기업의 현재 모습만 볼 것이 아니라, 미래 성장 동력, 산업 트렌드,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투자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워런 버핏처럼 영리하게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투자를 하고 계신가요?

자료 출처: Financial Times, Transcript: Heinz, Kraft and Warren Buff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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