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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의 마지막 기술주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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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리치타임스는 미국 주식 전문가 ‘데니얼 킴’의 칼럼을 연재합니다. 데니얼 킴을 통해 미국 주식시장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데니얼 킴을 모시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는 후문이)

“BUFFETT MOVE”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전 세계 수많은 투자자들의 롤 모델이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자자로 평가받는다. 매년 열리는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는 콘서트장 분위기 속 그의 투자철학과 위트를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되는데, 이 주주총회에 참석하는 것이 많은 투자자들의 버킷리스트이기도 하다.

주주총회 못지않게 그의 투자 포트폴리오도 인기다. 매 분기 말 기준으로 SEC에 공시되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Form 13F* 보고서는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를 가리지 않고 꼭 찾아보는 자료로 자리 잡았다.

이번 3분기 버핏의 포트폴리오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항상 자신이 잘 이해하는 기업에만 투자해온 그가, 이번에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기술주를 새롭게 편입한 것이다.

*Form 13F –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에 의해 요구되는 공시 문서로, 운용자산(AUM)이 1억 달러 이상인 기관투자자가 분기마다 보유한 미국 상장 주식 등의 포지션을 공개하는 보고서. 분기 종료 후 45일 이내에 제출해야 한다.

워런 버핏 ‘애플 팔고, 알파벳(구글) 샀다’

워런 버핏이 또 한 번의 대형 기술주 투자에 나섰다.

지난 14일(현지시간) 공개된 버크셔 해서웨이의 Form 13F에 따르면, 버핏은 3분기에 알파벳A(NASDAQ-GOOGL) 주식 약 1784만주를 새로 매수했다. 이는 전체 포트폴리오 내 약 1.6%를 차지하며, 14일 종가 기준 시장가치는 49.2억 달러(한화 약 7.1조원)에 달한다. 첫 매수로는 적지 않은 규모다.

알파벳을 신규 편입하는 동시에 보유하고 있던 애플(NASDAQ-AAPL)과 뱅크오브아메리카(NYSE-BAC) 지분은 일부 정리했다. 각각 이전 분기 대비 14.9%와 6.1%를 줄였지만, 여전히 포트폴리오 내 비중은 높다. 애플은 22.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유지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0.9%로 세 번째를 차지했다.

(자료: 버크셔 해서웨이 3Q25 포트폴리오, 출처: Fiscal.ai)

버핏 물러난다… 올해 연말 은퇴 공식화

이번 워런 버핏의 포트폴리오 변동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Form 13F 보고서 공개 불과 며칠 전 그가 은퇴를 시사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버크셔 해서웨이 홈페이지에는 ‘Thanksgiving Message from Warren Buffett’이라는 제목의 주주서한이 게재됐고, 첫 문단에서 은퇴를 시사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To My Fellow Shareholders: I will no longer be writing Berkshire’s annual report or talking endlessly at the annual meeting. As the British would say, I’m “going quiet.””
“나는 더 이상 버크셔의 연차보고서를 쓰지도 않을 것이고, 연례 주주총회에서 끝없이 이야기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영국식 표현으로 하자면, 나는 ‘조용히 물러나려 합니다(going quiet).’”
(출처: “Thanksgiving Message from Warren Buffett”, BERKSHIRE HATHAWAY INC.)

그리고 이어지는 서한에서 연말에 후계자인 그렉 아벨(Greg Abel)이 버크셔 해서웨이의 공식 CEO로 취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를 끝으로 워런 버핏 시대가 막을 내리는 것을 공식화한 것이다.

현재 만 95세인 버핏이 CEO 은퇴를 공식 선언한 만큼, 다음 분기까지의 버크셔 해서웨이 지분 변동은 그의 마지막 투자 판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

버핏이 선택한 ‘알파벳’…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

다음 분기 버핏 포트폴리오에 또 다른 큰 변동이 있을 수 있으나,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고려할 때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큰 변화가 있다면 후계자인 그렉 아벨 체제를 준비하는 차원의 준비일 것이다. 따라서 이번 알파벳 매수가 그의 마지막 중요한 선택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늘 “자신이 잘 아는 주식만 산다”는 철학을 고수해온 버핏이 왜 기술주인 알파벳을 매수했을까?

사실 버핏과 그의 오랜 동반자 찰리 멍거는 과거 알파벳에 투자하지 못한 것을 두고 아쉬움을 표한 바 있다. 2009년 어느 기자 회견에서 멍거는 구글(현 알파벳)의 광고 비즈니스와 및 검색 엔진의 시장 지배력을 언급하며, “이보다 더 넓은 해자(moat)는 본 적이 없다(I’ve probably never seen such a wide moat)”고 평가했다.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다.

시간이 지난 지금, 2025년의 알파벳은 어떨까? 기술주 중에서도 비교적 저렴하면서 성장성이 뛰어난 종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14일 종가기준 12개월 선행 PER은 26배, 이익 성장률을 감안한 PEG비율은 0.9배로, 밸류에이션 부담은 크지 않은 편이다. 최근 5년간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9.5%에 달하며,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은 17.6%, EPS 성장률은 31.4%에 이른다(데이터 출처: Fiscal.ai).

(자료: Alphabet 실적 전망 추이, 출처: MarketScreener)

지난달에 발표한 2025 회계연도 3분기 실적도 좋았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1023억 달러로 처음으로 분기 10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순이익은 33% 증가한 350억 달러를 기록했다. 3분기 실적의 동력은 인공지능(AI) 이었다. 회사는 검색(Query) 수 증가와 AI 모드, AI 오버뷰(AI Overviews)의 본격 확산으로 검색 광고 매출이 전년 대비 15% 증가한 566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버핏의 남다른 ‘뷰’, 이번에도 적중할까?

알파벳이 재무적으로 탄탄한 기업이라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버핏의 매수는 과거 애플 사례처럼 숫자 이상의 통찰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 버핏이 애플에 투자했던 이유는 기술주임에도 불구하고 필수소비재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패드, 워치 등 다양한 기기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데다, 기술 발전에 따라 신제품 교체 주기가 짧아지는 흐름은 코카콜라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수 있다.

알파벳 역시 시대 변화 속 새로운 시각으로 평가했을 수 있다. 알파벳은 검색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점유율은 물론 개인 맞춤형 광고 노출을 가능케 하는 강력한 알고리즘 기술력을 갖추고 있으며, 여기에 클라우드, 유튜브, AI(Gemini) 등 B2B와 B2C를 아우르는 두터운 사용자층도 강점으로 꼽힌다.

몇 년 전부터 뚜렷한 투자처 부재를 이유로 현금을 늘려왔던 버핏이, 신고가를 기록 중인 알파벳을 매수한 것은 투자자들에게 예기치 못한 ‘블랙스완’으로 읽힌다. 그의 기술주 투자가 또 한 번 적중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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