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AI 붐이 대단하다. 챗GPT 이후로 모든 빅테크 기업들이 AI 개발에 미친 듯이 돈을 쏟아붓고 있는데, 그만큼 필요한 게 바로 데이터센터다. 그런데 오라클이 오픈AI를 위해 짓고 있던 어마어마한 규모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삐걱거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오라클의 핵심 투자 파트너였던 블루아울 캐피털이 미시간주에 건설 중인 1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4조 7천억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1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라는데, 규모가 얼마나 큰지 감이 안 올 정도다.
블루아울 캐피털은 그동안 오라클이 텍사스나 뉴멕시코에서 데이터센터 지을 때마다 자금을 대주던 회사다. 특수목적법인을 만들어서 데이터센터를 소유하고 오라클에 임대해주는 방식으로 협력해왔는데, 이번에는 손을 털었다.
왜 이렇게 됐을까? 간단하다. 오라클의 빚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말 기준으로 오라클의 부채가 1050억 달러인데, 1년 전만 해도 780억 달러였다. 34%나 늘어난 셈이다. 모건스탠리는 이 빚이 2028년까지 2900억 달러까지 불어날 거라고 전망했다.
더 심각한 건 임대료 부담이다. 오라클이 내야 하는 임대료가 3개월 만에 1000억 달러에서 2480억 달러로 2.5배나 뛰었다. 대출 기관들도 오라클의 재무 상태를 보고 걱정하기 시작했고, 금리를 더 높게 부르면서 블루아울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다.
오라클 측은 해명에 나섰다. 개발 파트너인 릴레이티드디지털이 최적의 금융 파트너를 찾고 있는 중이고, 이번에는 블루아울이 아닌 다른 곳을 선택한 것뿐이라고 했다. 협상은 예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오라클은 블랙스톤 같은 다른 투자사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계약이 성사된 건 아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오라클 주가는 장중에 6% 이상 떨어졌다. 177달러대까지 내려갔다가 조금 회복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사실 오라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지난주에도 논란이 있었다. 블룸버그가 인력 부족과 자재 부족으로 건설이 지연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오라클은 이를 부인했다. 그런데 이번에 투자 유치 문제까지 터지면서 프로젝트 전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게 오라클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미시간 데이터센터는 오픈AI가 차세대 AI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 필요한 핵심 인프라다. 오픈AI는 지금 구글, 앤스로픽 같은 경쟁사들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데, GPT-5 같은 다음 세대 모델을 만들려면 엄청난 양의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다.
만약 이 프로젝트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오픈AI 입장에서는 큰 타격이다. AI 모델 개발 일정이 늦어질 수 있고, 경쟁에서 뒤처질 위험도 있다. 최근 AI 업계는 누가 더 빠르게 더 강력한 모델을 내놓느냐의 싸움인데, 인프라가 받쳐주지 않으면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소용없다.
AI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돈이 든다. 전기도 어마어마하게 먹고, 냉각 시스템도 필요하고, 최신 GPU를 수만 개씩 때려박아야 한다. 그래서 오라클처럼 큰 회사도 외부 투자를 받아야 하는 건데, 그 투자자들마저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오라클이 블랙스톤 같은 대형 투자사와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이게 결국 오픈AI의 AI 개발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AI 시대라고 하지만 그 뒤에는 이렇게 복잡한 자금 문제와 인프라 문제가 얽혀 있다.
오라클 데이터센터 투자 문제는 단순히 한 회사의 프로젝트 차질이 아니라, AI 산업 전체의 성장통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어떻게 풀릴지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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