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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주 폭락, 개미들은 지금 멘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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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엔터테인먼트 주식 투자한 사람들 표정이 영 안 좋다. 최근 두 달 동안 주요 엔터주들이 줄줄이 떨어지면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한숨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YG엔터테인먼트가 두 달 만에 36%나 빠졌고, SM엔터테인먼트도 18%, 하이브는 12%, JYP엔터테인먼트는 8% 정도 떨어졌다. 코스피가 조금 오르락내리락할 때 엔터주만 유독 힘없이 주저앉은 모습이다.

3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

엔터주가 이렇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일단 3분기 실적 발표가 별로였다. 시장에서 기대했던 것보다 실적이 못 미치거나 겨우 맞는 수준이었다.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깜짝 실적 같은 건 나오지 않았다는 얘기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거나 부합하는 정도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니까 주가가 오를 만한 뚜렷한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APEC에서 한한령 해제 기대했는데

11월에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왔었다. 많은 투자자들이 이때 한중 문화 교류나 한한령 해제 같은 좋은 소식이 나올 거라고 기대했다. 한한령은 중국이 한류 콘텐츠를 제한하는 정책인데, 이게 풀리면 엔터사들이 중국 시장에서 돈을 벌 기회가 커진다.

그런데 APEC이 끝나고 나서 나온 건 별로 없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시진핑이 황남빵만 먹고 갔다”는 자조 섞인 반응까지 나왔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던 것 같다.

iM증권 황지원 연구원은 “APEC 종료 이후 단기적 모멘텀도 둔화했다”면서 “주요 엔터사들의 주가수익비율이 역사적 하단 수준으로 내려왔다”고 분석했다. 쉽게 말하면 주가가 많이 싸졌다는 건데, 그만큼 오를 만한 재료도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개미들의 하소연

엔터주 종목 토론방에 들어가 보면 투자자들의 하소연이 가득하다. “한 달 전에 샀는데 아직도 마이너스네요”, “회사에서 주가 부양책이라도 좀 내놔야 하는 거 아닌가요”, “방탄소년단 소속사인데 시가총액이 이렇게 낮아도 되나요” 같은 댓글들이 올라온다.

특히 YG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한 사람들은 36%나 빠진 주가를 보면서 속이 탄다. 하이브 주가도 BTS라는 글로벌 아티스트가 있는데 왜 이렇게 안 오르냐는 반응이 많다.

2026년부터는 다를 거라는데

그런데 증권가에서는 내년부터 분위기가 달라질 거라고 본다. 일단 큰손 아티스트들이 줄줄이 돌아온다. BTS 멤버들이 군 복무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하고, 빅뱅도 컴백한다. SM의 엑소 같은 고연차 그룹들도 다시 뭉친다.

메리츠증권은 하이브, SM, YG, JYP 이렇게 네 개 엔터사의 내년 매출이 6조 8천억 원으로 올해보다 4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9,447억 원으로 63%나 늘어날 거라고 전망했다. 엄청난 성장률이다.

김민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을 위해서는 대형 아티스트의 복귀 이후 흥행 성과, 신인의 글로벌 확장력, MD나 플랫폼 매출 고성장 같은 기대 이상의 성과가 필요하다”고 했다. 쉽게 말하면 주가가 다시 올라가려면 아티스트들이 실제로 대박을 터뜨려야 한다는 얘기다.

IBK투자증권 김유혁 연구원도 “현재 주가 수준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 “저연차 아티스트 성장이나 고연차 아티스트 복귀 같은 신호가 확인될 때마다 주가는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 사도 될까

엔터주 투자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주가가 많이 빠졌으니 저점 매수 기회처럼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PER 같은 지표를 보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주가를 확 끌어올릴 만한 재료는 부족해 보인다. 3분기 실적도 그렇고, 중국 시장 진출도 불확실하고, 당장 큰 이벤트가 있는 것도 아니다.

내년 상반기에 BTS가 완전체로 돌아오고, 빅뱅이 활동을 시작하면 그때부터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까 지금 투자한다면 최소한 내년 중반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회사마다 상황도 다르다. 하이브는 BTS 외에도 뉴진스, 세븐틴 같은 아티스트들이 있고, YG는 블랙핑크와 베이비몬스터, SM은 에스파와 라이즈, JYP는 스트레이 키즈와 트와이스가 있다. 각 회사의 아티스트 라인업과 스케줄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리스크도 생각해야

물론 리스크도 있다. 아티스트가 스캔들에 휘말리거나 계약이 만료되면 주가에 직격탄을 맞는다. 신인 그룹을 키우는 데 실패할 수도 있고, 중국 정부의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도 모른다.

음원 시장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새로운 그룹들이 계속 나오고, 해외 아티스트들도 한국 시장에 들어온다. 엔터사들이 계속 히트작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래도 증권사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본다. 내년에 실적이 크게 좋아지면 주가도 따라 오를 거라는 전망이다. 지금은 조금 답답하지만, 조금만 더 기다리면 기회가 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엔터주에 투자하려면 아티스트들의 활동 스케줄을 꾸준히 체크하고, 분기마다 나오는 실적 발표를 주의 깊게 봐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 종목에 몰빵하지 말고 분산 투자하는 게 안전하다. 단기간에 큰 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내년 하반기 정도를 목표로 여유를 가지고 접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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