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주식시장에서 재미있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AI 열풍으로 엄청나게 올랐던 엔비디아 같은 빅테크 주식들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슬슬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 달 사이에 미국 중소형주 ETF인 아이셰어즈 러셀2000에 무려 7조 5천억원 가까운 돈이 들어갔다고 한다. 올해 10월까지만 해도 오히려 돈이 빠져나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빅테크가 흔들리니 중소형주로 간다
사실 이유는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AI 관련 주식들이 너무 많이 올라서 부담스러워진 것이다. 최근 한 달 동안 엔비디아는 6.64%나 떨어졌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소폭 하락했다. 반면에 러셀2000 ETF는 같은 기간 6.89%나 올랐다. S&P500이 2% 오른 것과 비교하면 훨씬 좋은 성적이다.
오라클이나 브로드컴 같은 AI 기술주들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정말 이 회사들의 실적이 기대만큼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면서, 투자자들이 좀 더 안정적인 곳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금리 인하가 중소형주에 유리한 이유
미국 연준이 본격적으로 금리를 내리기 시작한 것도 중소형주에게는 좋은 소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예 1년 후에 기준금리가 1% 정도로 내려가길 바란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했다.
중소형 기업들은 대기업에 비해 빚이 많은 편이라서, 금리가 내려가면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그만큼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크다는 얘기다. 게다가 그동안 빅테크에만 돈이 몰리면서 중소형주들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었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보면 지금이 괜찮은 진입 시점일 수도 있다.
순환매가 시작됐다
증권가에서는 지금 시장이 순환매 국면에 들어갔다고 본다. 쉽게 말하면, 한쪽에서 돈이 빠져나가면 다른 쪽으로 돈이 들어가는 것이다. AI 기술주가 조정을 받으니까 헬스케어, 금융, 유틸리티, 소비재 같은 다른 섹터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사실 주식시장에서 자주 벌어진다. 어떤 테마가 과열되면 투자자들이 아직 덜 오른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지금이 바로 그런 타이밍인 것 같다.
1월 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
연말연초에는 흥미로운 현상이 하나 있다. 바로 ‘1월 효과’라고 불리는 것인데, 윈도 드레싱이라는 기관투자자들의 전략과 관련이 있다.
펀드 매니저들은 연말 결산 때 투자자들에게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때 포트폴리오가 보기 좋게 보이려면 애플이나 구글 같은 유명한 대형주를 담고 있는 게 좋다. 그래서 연말에는 중소형주를 팔고 대형주를 사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결산이 끝나고 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 1월부터는 저평가된 중소형주를 다시 담기 시작하면서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이런 패턴이 반복되어 왔기 때문에, 연말연초 중소형주 투자를 노려볼 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서 지금 투자해도 될까
물론 투자에는 항상 리스크가 따른다. 중소형주는 대형주보다 변동성이 크다. 경기가 안 좋아지면 타격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환율도 신경 써야 한다.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 수익률이 줄어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중소형주 ETF만 몰빵하기보다는 S&P500 같은 대형주 ETF와 적절히 섞어서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단기 수익을 노리기보다는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보고 가는 게 현명하다.
시장 상황을 보면서 비중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중소형주가 많이 올랐다 싶으면 일부 이익 실현하고, 다시 빠지면 조금씩 모으는 식으로 접근하면 된다.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나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중소형주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계속될 것이고, 트럼프 행정부의 친기업 정책도 기대되며, 섹터 로테이션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1월 효과까지 겹치면 더 좋을 수 있다.
다만 너무 급하게 수익을 기대하지는 말라고 한다. 시장은 항상 예측 불가능하고, 생각지 못한 변수가 튀어나올 수 있다. 차근차근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최선이다.
결국 중요한 건 자기만의 판단
엔비디아를 팔고 중소형주로 갈아탄 투자자들의 선택이 옳았는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안다. 어쩌면 몇 달 후에 다시 빅테크로 돌아갈 수도 있고, 중소형주가 계속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남들이 한다고 무작정 따라가는 게 아니라, 자기 상황에 맞게 판단하는 것이다. 투자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얼마나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지, 목표 수익률은 어느 정도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미국 중소형주 ETF는 분명 지금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금리 인하, 저평가된 밸류에이션, 섹터 로테이션, 1월 효과까지 여러 가지 호재가 겹쳐 있다. 하지만 투자는 결국 본인의 몫이다. 신중하게 공부하고, 천천히 접근하면서,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
시장은 늘 움직이고 변한다. 어제의 정답이 오늘의 정답이 아닐 수 있다. 그래서 투자는 어렵지만 동시에 재미있는 것이기도 하다. 지금 이 흐름을 기회로 볼 것인지, 아니면 조금 더 지켜볼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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