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식 투자하면서 이런 경험 없으신가요? 분명 실적도 좋고 사업도 잘되는 것 같은데, 주가는 도통 오르지 않는 종목들. 알고 보니 이런 종목들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유동주식 부족’ 문제입니다.
최근 조사 결과를 보니 좀 충격적이더라고요. 코스피 상장사 중에서 무려 169개 회사가 유동주식 비율 35%도 안 된다고 합니다. 전체의 21.86%나 되는 수치예요. 이 기업들이 만약 일본이나 미국 같은 해외 증시에 상장되어 있었다면 상장폐지 대상이 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유동주식이 뭐길래
유동주식이라는 게 사실 어려운 개념은 아닙니다. 쉽게 말해서 시장에서 우리 같은 일반 투자자들이 실제로 사고팔 수 있는 주식이에요. 대주주나 그 친인척들이 가지고 있는 주식, 회사가 자기 주식으로 보유한 자사주 이런 건 빼고요.
그런데 이 유동주식이 적으면 문제가 생깁니다. 일단 거래가 잘 안 돼요. 사고 싶어도 팔 사람이 없고, 팔고 싶어도 살 사람이 없는 상황이 자주 벌어지죠. 그러다 보니 주가가 제대로 형성되기 어렵습니다.
더 큰 문제는 대주주의 힘이 너무 세진다는 거예요. 시장에 풀린 주식이 적으니까 아무리 소액주주들이 목소리를 내도 대주주 마음대로 회사가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주총회에서 뭘 해보려고 해도 이미 게임은 끝나 있는 거죠.
해외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다른 나라 증시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를 보면 2022년에 시장을 개편하면서 기준을 확 강화했습니다. 프라임 시장이라는 1부 리그 같은 곳에서는 유동주식 비율이 35% 아래로 떨어지면 상장폐지예요. 2부나 벤처 시장 격인 곳에서도 25% 밑으로 내려가면 퇴출당할 수 있고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나 나스닥도 마찬가지입니다. 홍콩증권거래소도 유동주식 비율 25%는 넘어야 상장을 유지할 수 있어요.
글로벌 투자자들이 많이 보는 MSCI 지수 같은 것도 유동주식 비율이 15% 안 되는 종목은 아예 지수에 넣지도 않습니다. FTSE러셀도 10%에서 25% 사이의 기준을 두고 종목을 고르고요.
결국 유동주식이 적으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안 들어온다는 얘기예요. 큰손 기관투자자들은 한 번에 거래하는 규모가 크잖아요. 그런데 시장에 물량이 적으면 자기들이 사고팔 때 주가가 널뛰기하니까 아예 투자를 안 하는 겁니다.
한국 증시의 현실
그럼 한국은 어떤가 봤더니, 기준을 25%로 낮춰서 봐도 65개 회사가 기준 미달이더라고요. 여러분도 아실만한 회사 중에는 태광산업이 21.06%, SNT홀딩스가 24.22% 정도 됩니다. 이 회사들은 얼마 전에 자사주 관련해서 논란도 있었죠.
전문가들은 이런 회사들이 사실상 비상장사처럼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이렇게 말했어요. “대부분의 주식이 잠겨 있으면 주주들의 의결권 압력이 작용하기 어렵다. 상장사라기보다는 비상장사의 특성에 가깝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도 비슷한 얘기를 했습니다.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투자할 종목의 유동 물량을 중요하게 본다. 많은 거래량을 소화하면서도 주가 움직임이 제한적인 종목이 투자 대상이 된다.”
대주주들의 계산
사실 이런 구조가 대주주들에게는 나쁘지 않습니다. 상장사니까 자금 조달도 쉽고, 상속세 절감 효과도 있고, 상장 프리미엄도 누리면서요. 하지만 유동주식은 적게 유지해서 회사에 대한 절대적인 지배력은 그대로 가져가는 거죠. 상장사로서 투명하게 경영해야 하는 책임은 회피하면서 말이에요.
이런 회사들이 한국 증시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래서 우리 같은 개인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종목 고를 때 유동주식 비율을 한번 확인해보는 게 좋습니다. 최소한 35% 이상은 되는 종목을 고르는 게 안전해요.
일평균 거래대금도 봐야 합니다. 거래가 활발한지 체크하는 거죠. 대주주 지분율도 확인하고,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들이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도 살펴보세요. 이런 지표들이 다 괜찮은 종목이 결국 장기적으로 주가도 잘 오르더라고요.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주가가 안 오르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유동주식 부족 문제가 그중 하나예요. 투자하기 전에 한 번쯤은 꼭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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