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잔고, 욕망이 가득한 투자금
신용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후 갚지 않은 금액을 의미해요. 즉, 대출 잔고를 말하죠. 투자자 입장에서 주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데 투자자금이 적어 아쉬운 경우가 있을 수 있어요. 이럴 때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더 많은 돈을 투자할 수 있죠. 물론, 대출에 따른 ‘이자’는 납부해야 합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죠.
이렇게 신용잔고는 주가상승을 기대하면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경우에 발생합니다. 신용잔고가 커진다는 것은 그만큼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하죠. 이렇게 우리는 신용잔고를 통해 시장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어요.
신용잔고는 보통 ‘단기적인 시세 차익’을 노리고 투자하는 투자자가 이용합니다. 이에 신용잔고율이 높은 종목은 주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죠. 또, 돈을 빌려서 하는 ‘레버리지 투자’인 만큼 주가 흐름이 예상과는 다르면 큰 손실을 얻기도 합니다. 물론, 맞으면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도 있고요. 양날의 검이죠.
신용잔고로 시장을 예측할 수 있을까?
코스피 신용잔고는 2024년 12월 12일 최저 금액을 찍은 후 반등해 2025년 2월 28일까지 증가세를 이어갔어요. 그만큼 투자자는 코스피에 대해 ‘단기 상승’할 거란 예상을 많이 했어요. 그러나 최근 시장이 크게 하락하며 “투자가 너의 맘대로 되진 않는다”고 알려줬어요.
이 지점에서 우리는 하나의 의문점이 들 수 있어요. “신용잔고로 시장 방향성을 예상할 수 있을까?”. 결론은 ‘안된다’입니다. 아래 그래프를 자세히 보면, 코스피 지수가 신용잔고보다 앞서 간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쉽게 말해 코스피 지수가 떨어진 후 신용잔고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 말은 코스피 지수를 통해 신용잔고를 예상할 수 있다는 뜻이죠.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입니다.
[그래프1] 코스피 신용잔고·지수

(자료: 인리치타임스,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코스닥 신용잔고와 지수도 살펴볼게요. 코스닥은 코스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용잔고와 지수가 같이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데요. 문제는 이번에도 코스닥 지수가 앞서가고 신용잔고가 따라가는 흐름이라는 점이예요. 신용잔고를 통해 시장 방향을 알 수는 없었어요.
[그래프2] 코스닥 신용잔고·지수

(자료: 인리치타임스,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알고보면 당연한 결과
증권사에 돈을 빌린 투자자는 ‘담보유지비율’을 적용받습니다. 투자자는 증권사가 제시한 담보유지비율을 지키지 못하면 ‘반대매매’를 당합니다. 여기서 반대매매란 증권사가 투자자의 주식을 강제로 팔아 빚을 청산하는 것을 뜻합니다.
담보비율은 총자산을 신용대출금으로 나누어 구합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증권사는 담보유지비율로 140%를 제시합니다. 만약 투자자가 본인 돈 50만원과 증권사에서 빌린 돈 50만원을 이용해 총 100만원을 주식에 투자한다고 가정할게요. 이때 담보비율은 총자산 100만원에 신용대출금 50만원으로, 담보비율은 200%가 나옵니다.
그런데 다음날 주가가 10% 하락해 총자산이 100만원에서 90만원으로 감소했어요. 이때 담보비율은 90만원 / 50만원으로 180%입니다. 담보비율이 140%가 되는 시점은 70만원으로, 만약 투자자산이 70만원보다 작아지면 증권사는 주식을 강제로 팔아 대출을 청산합니다.
이러한 반대매매는 신용잔고를 감소하게 만들죠. 그리고 반대매매는 주가가 하락하면 발생합니다. 주가 하락은 지수 하락으로 이어지죠. 즉, 지수 하락이 신용잔고 감소로 이어집니다. 지수 변화가 먼저, 신용잔고 변화가 나중에 일어나는 거죠.
반대로 주가 지수가 상승하는 경우 투자자들의 욕망은 활활 타오릅니다. 상승세를 등에 업고 더 큰 수익을 내기 위해 노력하죠. 이때 신용잔고가 증가합니다. 다시 한 번 지수 상승이 신용잔고 증가를 이끄는 모습이죠.
결국 지수는 신용잔고 움직임을 예측하는 데 탁월합니다. 슬프게도 신용잔고로는 지수 방향을 예측할 순 없겠네요.
그래도 “이렇게 사용해보자”
한 단계 더 전진해서 생각한다면 신용잔고를 투자에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지수가 반등하는 가운데 신용잔고가 떨어진다면, 향후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이때는 신용으로 인한 반대매매가 이뤄나면서 지수가 하락할 가능성이 작아졌기 때문이죠. 반대로 주가 상승세가 약해지고, 하락세로 전환되는 가운데 신용잔고 증가세는 멈추지 않았다면 지수 하락을 경계해야 할 때입니다.
또, 과거 신용잔고 규모를 봤을 때 두 시장 신용잔고 합계가 16조원이 되지 않는다면 거품이 대부분 빠진 상황이라고 볼 수 있어요. 즉, 신용잔고 규모와 지수와의 차이를 잘 관찰하면 투자 타이밍을 잡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2월 28일 기준 신용잔고가 18조2000억원 규모입니다. 최근 시장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에, 며칠 내로 신용잔고가 줄지 않는다면 ‘거품’이라고 판단할 수 있어요. 즉, 현재 시장에 대한 의견은 ‘주의’라고 할 수 있죠.
시장을 완벽히 예상할 수 있는 지표는 없습니다. 그러나 신용잔고를 ‘경고’ 장치로 활용한다면 큰 위험을 피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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