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롯데케미칼 등 일주일 새 두 자릿수 급등
나프타 가격 13% 하락으로 수익성 개선 기대감 확산
증권가 “하반기 순환매 국면서 재평가 가능성”
국내 증시의 전반적인 강세 속에서도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던 석유화학 관련 종목들이 깜짝 반등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이 일단락되며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는 데다 주된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하락한 데 따른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석유화학 대표주들 일제히 급등

7월 4일 증권시장에 따르면 LG화학(051910)은 전 거래일 대비 7,500원(2.92%) 오른 26만 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한 주간 상승률은 26.56%에 달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가 0.05%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돋보이는 강세다.
상반기 내내 약세였던 다른 석유화학 기업들도 함께 급등했다. 롯데케미칼(011170)은 15.87%, 대한유화(006650)는 12.41%, 한화솔루션(009830)은 10.62% 등 지난 한 주 동안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HS효성첨단소재(298050)와 금고석유화학(011780)도 각각 8.52%, 5.82%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이번 반등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올해 상반기 이들 종목의 부진한 행보 때문이다. LG화학의 경우 올 상반기 코스피가 28.01% 오르는 동안 15.40% 하락하며 상대적 부진을 겪었다.
유가 안정화가 핵심 동력

이번 반등의 배경으로는 국제 유가 하락이 꼽힌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군사 충돌 우려로 치솟았던 유가는 양국의 대립이 확전 없이 마무리되면서 배럴당 60달러 중반대로 내려왔다.
유가 안정은 석유화학 업종의 원가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석유화학 기업들의 주요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유가와 직접 연동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2분기 들어 나프타 가격이 전 분기 대비 약 13% 하락한 점도 주가 반등을 뒷받침했다. 나프타는 에틸렌 등 기초유분 생산에 쓰이는 주요 원료로, 나프타 가격 하락은 석유화학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중 관계 개선 기대감도 한몫
신홍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6일 미국과 중국 간 관세·무역 관련 잠정 합의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 이후 첫 정상회담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있었다”며 “이에 따라 중국 경기 회복과 유가 하향 안정화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이끈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국내 석유화학 제품의 주요 수출 대상국으로, 중국 경기 회복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직결된다.
2025년 업황 개선 전망

한국석유공사는 최근 발표한 2025년 석유화학산업 전망에서 “국내외 대규모 석유화학제품 생산시설 신증설 계획은 없고, 오히려 유럽 지역 내 노후 생산설비가 폐쇄되며 글로벌 시장 내 공급과잉 압력은 다소 약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국제유가의 안정화와 주요 화학제품의 수요 회복에 힘입어 제품 마진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 기업들의 생산시설 가동률도 상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현재 기대감만 형성돼 있는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 움직임이 더욱 구체화하거나 미·중 간 상호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안착하는 등 조건이 충족되면 NCC(납사분해시설) 기반 대형 화학업체들이 더욱 선호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순환매 수혜 기대감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의 강세장이 이어지면 업종 간 순환매가 활발해지면서 그간 소외됐던 석유화학 종목에 다시 관심이 쏠릴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와 내년 이익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리스크 요인도 상존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나프타 가격 하락에 따른 마진 개선으로 중국 회사들이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 석화 제품의 생산을 급격히 늘릴 가능성이 있어서다. 글로벌 기초 석화 제품 생산 점유율의 60%를 차지하는 중국이 생산을 늘린다면 에틸렌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
현재 중국 석화사들은 마진이 크지 않아 공장 가동률을 절반 이하로 낮춰놓은 상태다. 공장 증설 없이 가동률을 높이기만 해도 생산 물량을 대폭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최근 LG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한 것도 석유화학 업황의 지속적인 악화를 반영한 것이다.
한 석화업체 관계자는 “중국 회사들의 대응에 따라 국내 업체의 가동률도 결정될 것”이라며 “단기적인 반등이 장기적인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벌써 11번째 수익실현 종목 탄생 👇
[현황판] “라떼 주식은 지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