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 전기차 회사 샤오펑이 미국 증시에서 정말 핫하다. 11월 10일 기준으로 주가가 16% 넘게 뛰었고, 올해 들어서만 125% 이상 올랐다. 주가가 2배 넘게 오른 셈이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샤오펑 ADR은 26.04달러에 거래를 마쳤는데, 최근 한 달 동안에도 23% 넘게 상승했다.
샤오펑이 이렇게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하다. 플라잉카와 휴머노이드 로봇이라는 미래 기술을 실제로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냥 계획만 있는 게 아니라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고 하니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샤오펑 플라잉카, 사전 예약만 7천 대
샤오펑이 11월 8일에 공개한 플라잉카 모델 A868은 정말 눈길을 끈다. 이름부터 ‘육지항모’라고 붙였는데, 성능을 보면 이해가 간다. 비행거리가 500km가 넘고, 시속 360km 이상으로 날아다닐 수 있다. 최대 6명까지 탈 수 있고, 수직으로 이착륙이 가능해서 활주로도 필요 없다.
더 놀라운 건 아직 출시도 안 했는데 사전 예약이 7천 대를 넘었다는 점이다. 샤오펑은 지난 9월에 광저우에 플라잉카 전용 공장을 완공했는데, 여기서 연간 5천 대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회사 경영진이 직접 5천km 이상 비행 테스트를 하면서 안전성을 검증하고 있다고 하니, 그냥 보여주기식 발표가 아니라 진짜 상용화를 준비하는 것 같다. 플라잉카가 실제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날이 생각보다 빨리 올 수도 있겠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이언, 테슬라 옵티머스보다 낫다?
샤오펑은 11월 5일에 열린 AI 데이 행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이언 2세대를 공개했다. 작년에 1세대를 발표한 지 딱 1년 만이다. 이 로봇은 키가 178cm, 몸무게가 70kg으로 실제 사람과 비슷한 크기로 만들어졌다.
아이언의 가장 큰 특징은 82개의 관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동작이 가능하다고 한다. 샤오펑이 자체 개발한 튜링 AI 칩을 탑재했는데, 이 칩의 연산 능력이 초당 2조 2500억 회에 달한다. 회사 측은 테슬라의 옵티머스 로봇보다 성능이 더 뛰어나다고 자신했다.
행사장에서 아이언이 실제로 걸어다니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동작이 꽤 부드러웠다고 한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일부 사람들이 “로봇 안에 사람이 들어있는 거 아니냐”는 의심을 할 정도였다. 샤오펑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로봇 내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허샤오펑 CEO는 앞으로 10년 안에 로봇 판매량이 자동차 판매량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간 1천만 대의 로봇이 팔릴 거라는 예측이다. 내년 말까지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고, 처음에는 관광 안내, 쇼핑 보조, 교통 안내 같은 서비스 분야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샤오펑 실적도 좋아지고 있다
주가가 오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샤오펑의 실적이 분기마다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에는 차량 인도량이 10만 3천 대를 넘었는데, 전년 동기 대비 241% 이상 급증한 수치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매출은 182억 7천만 위안을 기록했고, 전년 대비 125% 넘게 늘었다. 여전히 적자를 내고 있긴 하지만, 적자 폭이 4억 8천만 위안으로 62% 넘게 줄었다. 자동차 부문의 매출총이익률도 14.3%로 전년보다 7.9%포인트나 개선됐다.
11월 17일에 발표될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시장 전문가들은 매출이 208억 5천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106% 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분기마다 실적이 좋아지고 있으니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샤오펑이 어떤 회사인지 알아보자
샤오펑은 2014년에 설립된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이다. 니오, 리오토와 함께 중국 3대 전기차 기업으로 불린다. 2017년 10월에 첫 전기차 샤오펑 1.0을 출시했고, 2020년 8월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ADR 형태로 상장했다. 2021년 7월에는 홍콩 증시에도 입성했다.
작년 8월에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에 쓸 AI 반도체 튜링을 자체 개발해서 공개했다. 최근에는 가성비 좋은 전기차 모델인 모나 M03와 P7+도 내놓았다. 전기차만 만드는 게 아니라 자율주행 기술, AI 칩, 플라잉카,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손대고 있는 셈이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샤오펑 주식도 올해 104% 넘게 올랐다. 미국 시장이든 홍콩 시장이든 샤오펑 주가는 확실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주목하고 있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샤오펑에 대한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달 초 휴머노이드 로봇과 플라잉카 출시 소식을 반영해서 목표주가를 26달러에서 27달러로 올렸다. HSBC도 2025년부터 2027년까지의 실적 전망을 고려해서 목표가를 27.4달러에서 29.6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가 제시한 목표가는 28달러다. 현재 주가가 26.04달러니까 앞으로 8% 정도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물론 투자은행의 목표가가 항상 맞는 건 아니지만, 여러 곳에서 동시에 목표가를 올렸다는 건 샤오펑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허샤오펑 CEO가 지난 8월에 자사주 310만 주를 직접 매수한 것도 의미 있는 신호다. 경영자가 자기 회사 주식을 산다는 건 보통 회사 전망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하는 행동이다. 실적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샤오펑 투자할 때 생각해볼 점들
샤오펑은 확실히 매력적인 기술들을 가지고 있다. 플라잉카는 아직 어디서도 상용화되지 않은 미래 기술이고,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도 이제 막 열리고 있는 분야다. 전기차 본업에서도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서 긍정적인 면이 많다.
다만 아직 적자를 내고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적자 폭이 줄고 있긴 하지만 흑자 전환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중국 전기차 시장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BYD 같은 대형 업체들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플라잉카는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상용화까지는 규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안전성 검증도 충분히 이뤄져야 하고, 항공 당국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 휴머노이드 로봇도 마찬가지다. 기술은 좋아 보이지만 실제로 시장에서 얼마나 팔릴지는 두고 봐야 한다.
그래도 샤오펑이 보여주는 기술력과 실적 개선 추세는 분명 긍정적이다. 특히 자체 AI 칩인 튜링을 개발한 것은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서 큰 강점이 될 수 있다. 플라잉카와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제로 상용화된다면 회사의 성장 가능성은 훨씬 커질 것이다.
11월 17일에 발표되는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내년 플라잉카 양산 일정과 휴머노이드 로봇 대량 생산 계획이 제대로 진행되는지도 중요한 체크포인트가 될 것이다.
샤오펑은 단순한 전기차 회사가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 전체를 아우르는 기술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주가가 125% 넘게 오른 건 이런 변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샤오펑이 이 기대를 현실로 만들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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