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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 생산능력 1위 달성, 시장 점유율 회복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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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드디어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능력에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월 17만 장 생산 체제를 구축하면서 업계 선두로 올라선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삼성 반도체 위기론이 나돌았는데, 1년 만에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 셈이다.

사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월 15만 장 수준에 머물면서 SK하이닉스의 16만 장에 살짝 밀리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D램 생산라인을 HBM 라인으로 대대적으로 전환하고 수율 안정화에 집중한 결과, 이제는 오히려 경쟁사를 앞서게 됐다. 막대한 설비 투자를 쏟아부은 게 드디어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전영현 부회장의 선택이 주효했다

이번 성과는 지난해 5월 구원투수로 등판한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전 부회장은 취임하자마자 과감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취임 두 달 만인 지난해 7월 HBM 개발팀을 신설하고, 어드밴스드패키징 사업팀을 직속으로 재편했다.

특히 고질적인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D램을 완전히 재설계하는 강수를 뒀다. 이 결정이 올해 9월 엔비디아 대상 5세대 HBM3E 공급 성공으로 이어졌다. 현재는 차세대 HBM4 샘플을 고객사에 전달한 상태고, 조만간 품질 인증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최근에는 엔비디아 GPU를 위협하는 구글 텐서처리장치(TPU)에도 HBM을 대거 공급하는 성과를 올렸다.

생산능력 1위인데 시장 점유율은 3위?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생산능력에서는 1위인데 시장 점유율은 아직 3위라는 것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HBM 시장 점유율은 17%로, SK하이닉스 62%, 마이크론 21%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업계는 이걸 일시적 현상으로 본다. 이미 생산능력에서 경쟁사를 앞섰으니, 수율이 안정되고 인증이 완료되는 시점부터 점유율이 급상승할 구조를 갖췄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 점유율이 내년 30%를 넘어서면서 2위 자리를 탈환하고 선두 추격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도 이 기세를 몰아 설비투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평택캠퍼스 일부 D램 생산라인을 최첨단 1c D램 라인으로 전환하거나 증설하고 있고, 지난달에는 평택 5공장 골조 공사 추진을 결정했다. 메모리 슈퍼 사이클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와의 경쟁 구도는?

SK하이닉스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공격적인 증산 기조를 이어가면서 삼성전자를 추격하고 있다. 두 회사 간 경쟁의 핵심은 HBM 라인 전환 속도와 신규 공장 건설로 압축된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보유한 방대한 범용 메모리 라인을 HBM으로 빠르게 전환해서 물량을 쏟아내는 전략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신규 팹의 조기 가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천 M16 라인 가동률을 끌어올리면서 청주 M15X 공장의 빠른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단순 생산량 경쟁을 넘어서 기술 패권 다툼은 이제 차세대 제품인 HBM4로 옮겨붙고 있다. HBM4부터는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커스텀 HBM 시대가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턴키 솔루션 vs TSMC 동맹

SK하이닉스는 대만 TSMC와 원팀 동맹을 맺고 HBM4의 핵심 부품인 베이스 다이 생산 공정에 TSMC의 로직 공정을 활용하기로 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패키징을 모두 보유한 종합반도체기업 강점을 극대화한 턴키 솔루션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삼성전자의 턴키 솔루션은 하나의 공장 안에서 설계부터 생산, 패키징까지 한번에 끝낼 수 있어 공정 효율과 가격 경쟁력 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업계 전문가는 “HBM 시장 파이가 급격히 커지고 있어 양사 모두에게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엔비디아 GPU 공급 대기가 길어지자 구글 TPU 등 자체 칩으로 눈을 돌리는 빅테크가 늘고 있다”면서 “HBM 수요처가 다변화하는 것은 IDM 역량을 갖춘 삼성전자에 좀 더 유리한 국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삼성전자가 생산능력 1위를 탈환한 건 의미 있는 성과지만,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수율 안정화와 품질 인증을 통과해서 실제 시장 점유율로 연결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내년이면 그 결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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