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부진에 대한 의견을 보다 보니 공통적으로 보이는 이슈가 있었습니다. 바로 ‘인건비’와 ‘개발비(R&D)’였습니다. 요약하면 삼성전자가 인재 유치와 새로운 기술 개발에 돈을 아끼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삼성전자가 ‘1등 매너리즘’에 빠져 미래를 위한 준비를 소홀히 한 것일까요? 먼저, 인재 유치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참고로, 삼성전자 현황을 제대로 알기 위해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모든 요소를 비교해보겠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반도체 뿐만 아니라 가전, LCD, 하만 사업이 모두 포함된 데이터로, 규모 차이는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에 절대적 수치보다는 비율에 집중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인재 유치, “오해가 많구려”
먼저 2023년 연간 기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고용 인원 수는 7만4000명이 넘습니다. SK하이닉스 3만2000명과 비교하면 차이가 큽니다.
[그래프] 종업원 수 변화(단위: 명)
(자료: 인리치타임스, 전자공시시스템)
최근 2개년도 종업원 수 증가율을 보면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보다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절대적 종업원 숫자가 SK하이닉스보다 2.3배 정도 많으며, 최근 증가율도 더 많습니다. 이에 삼성전자가 인재 유치 또는 인건비에 돈을 아끼고 있다는 주장은 맞지 않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래프] 종업원 수 증가율
(자료: 인리치타임스, 전자공시시스템)
물론 종업원 수로는 보지 못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HBM 기술력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이와 관련한 연구·개발 인재가 유치가 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많은 종업원을 고용한 것과는 다른거죠. 만약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추가로 고용한 숫자는 적지만, 비교적 고임금 연구직을 유치해 기술력을 올리는 노력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삼성전자와 SK히이닉스 임금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만약, 소수 인원을 채용하면서 고임금 연구직을 뽑았다면, 평균 급여액이 올라야 하지만 실제 그렇지 않았습니다. 또, 작년 연간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평균 급여액이 비슷한 수준으로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비해 인재에 돈을 안 썼다고 주장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다만, 삼성전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반도체 뿐만 아니라 가전, 디스플레이, 하만 등 다른 사업부를 모두 반영했다는 점은 주의해서 봐야합니다.
[그래프] 1인당 평균 급여액(단위: 만원)
(자료: 인리치타임스, 전자공시시스템)
1인당 평균 급여액 증가율을 참고했을 때 삼성전자가 종업원 임금에 쓰는 돈이 SK하이닉스보다 못하다고 판단할 근거는 약해보입니다. 두 회사는 임금 상승율이 ‘엎치락 뒤치락’했기 때문이죠.
[그래프] 1인당 평균 급여액 증감율
(자료: 인리치타임스, 전자공시시스템)
압도적 R&D 규모, “내 갈 길 간다”
다음으로 R&D 비용입니다. 삼성전자는 R&D 투자를 소홀히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관련해 데이터로 확인해보겠습니다. 먼저,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R&D 투자금액 규모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작년 연간 기준 삼성전자는 R&D 비용으로 약 28조3397억원을 사용했어요. 같은 기간 SK하이닉스가 4조1884억원을 썼는데요. 두 회사의 R&D 투자금 차이는 약 6.7배입니다.
[그래프] R&D 비용(단위: 억원)
(자료: 인리치타임스, 전자공시시스템)
물론, 계속 언급했듯이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가전, 디스플레이 등 사업분야가 다양합니다. 반도체 단일 사업을 하는 SK하이닉스와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죠. 그러나 두 회사의 R&D 투자금 차이가 6배가 넘는다는 점은 삼성전자가 R&D에 투자하지 않다는 의견이 납득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R&D와 관련해 더 자세히 알기 위해 매출액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살펴보겠습니다. 삼성전자는 2016년부터 2023년까지 매출액에서 대략 7~10% 수준을 R&D 비용으로 사용했습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보다는 많은 매출의 7~13% 수준을 R&D 비용으로 썼는데요. 비율로는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R&D에 많이 투자한 것으로 보이지만, R&D 투자 규모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적어도 “삼성전자가 R&D 투자를 소홀히 했다”는 주장은 맞지 않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래프] 매출액 대비 R&D 비율
(자료: 인리치타임스, 전자공시시스템)
추가로, R&D 투자금 증가율을 확인하겠습니다. 먼저 삼성전자는 R&D 투자금을 꾸준히 증가시킨 것으로 확인됐어요.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보다 R&D 투자금 증가율이 전반적으로 높았는데요. 단, 작년 R&D 비용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어요.
[그래프] R&D 투자금 증가율
(자료: 인리치타임스, 전자공시시스템)
삼성전자, 문제 해결 능력 있나?
1인당 급여액과 R&D 비용을 통해 삼성전자에 대한 오해를 풀어보았습니다. 정리하면 삼성전자는 인재 유치와 R&D 투자를 평소와 같이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즉, 적어도 최근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인재 유치와 R&D 투자에 돈을 쓰지 않아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어요.
그러나 분명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가 많습니다. 경쟁사와의 기술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이며, 파운드리 사업도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죠. 또,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있습니다. 더불어 가전제품 분야도 경쟁사와 비교해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합니다. 총체적 난국이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이런 상황을 반대로 얘기하면 “지금이 최악이며, 직면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면 주가는 상승할 것이다”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이슈는 ‘삼성전자가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는가?’입니다. 이 질문에 있어 적어도 ‘인재 유치’와 ‘R&D 투자’ 분야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