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비트코인 시장이 심상치 않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일주일 만에 9300억원이 넘는 돈이 빠져나갔다고 한다. 7주 만에 가장 큰 규모라고 하니, 기관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발을 빼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
12월 18일 오전 기준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86,140달러를 기록했다. 전날보다 1.75% 떨어진 가격이다. 전날 밤에는 잠깐 90,194달러까지 올라갔는데, 금방 다시 86,000달러 대로 내려왔다. 이더리움은 4.24%, 리플은 3.19%, 솔라나는 4.54% 하락했다.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도 2.66% 줄어서 2조 9,000억 달러가 됐다.
투자 심리가 바닥을 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지표가 있다. 바로 ‘공포와 탐욕 지수’인데, 지금 이 지수가 25를 가리키고 있다. 0부터 100 사이의 숫자로 표시되는데, 숫자가 낮을수록 투자자들이 겁을 먹고 있다는 뜻이다. 20 이하면 극도의 공포, 20에서 40 사이면 공포 구간이다. 현재는 공포 구간에 들어와 있고, 무려 16일째 이 구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 11개에서는 2거래일 동안 6억 3,48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우리 돈으로 약 9,370억원이다. 주간 기준으로 보면 6억 3,477만 달러가 유출됐는데, 이는 10월 31일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더리움 현물 ETF 9개에서도 4거래일 연속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5억 1,070만 달러, 약 7,500억원이 빠져나갔다.
왜 이렇게 떨어지고 있을까
비트코인이 떨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일단 나스닥 지수와 비트코인이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 요즘 AI 거품론이 다시 나오면서 나스닥도 힘을 못 쓰고 있다. 비트코인에 긍정적인 소식도 별로 없다.
일본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 거라는 예상도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라는 게 있는데, 엔화로 싸게 돈을 빌려서 다른 곳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금리가 오르면 이런 거래가 위험해지니까 투자자들이 조심스러워진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시장 유동성도 줄어들고 있다. 기관들도 연말에는 큰 움직임을 자제하는 편이라 계절적으로도 수요가 줄어드는 시기다.
블룸버그 분석을 보면 비트코인을 많이 가지고 있는 ‘고래’들이 대량으로 팔고 있다고 한다. 10월 10일에는 190억 달러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빌린 돈으로 과하게 투자했다가 손실이 커지자 강제로 정리된 것이다.
올해 연간 하락할 수도 있다
블룸버그는 비트코인이 올해 연간 기준으로 하락세를 기록할 거라고 예상했다. 비트코인 역사상 네 번째 연간 하락이 될 거라는 전망이다. 과거에 비트코인이 1년 내내 떨어진 적이 세 번 있었는데, 그때는 다 큰 사건이 있었다. 대형 거래소가 망하거나 업계에 큰 추문이 터진 경우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특별한 사건이 없다는 게 특이하다. 블룸버그는 이렇게 특별한 악재 없이 연간 하락하는 건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지금 어떻게 해야 할까
단기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지금 같은 변동성이 큰 시기에 레버리지를 쓰지 않는 게 좋다. 손실이 커질 수 있는 지점을 미리 정해두고, 그 선을 넘으면 과감하게 정리하는 게 필요하다. 공포 지수 같은 지표를 계속 확인하면서 시장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장기 투자 관점에서 보면 비트코인은 크게 떨어진 후에 다시 회복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한꺼번에 사지 말고 나눠서 사는 분할 매수 전략을 고려해볼 만하다. 기관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계속 지켜봐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리스크 관리다. 암호화폐만 집중하지 말고 여러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게 안전하다. 잃어도 괜찮은 돈으로만 투자해야 한다. 가격이 떨어진다고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데이터를 보면서 차분하게 판단하는 게 좋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은 몇 가지 요인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암호화폐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이 있고,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중장기적으로는 상승할 거라는 기대도 있다. 기관 투자자들이 언제 다시 들어올지도 관심사다.
반대로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세계 경제가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고, 각국의 금리 정책이 어떻게 될지 불확실하다. 규제 리스크도 여전히 남아있다.
지금 비트코인 ETF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건 단기적으로 좋은 신호는 아니다. 하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원래 변동성이 크고, 그 속에서도 계속 성장해왔다. 중요한 건 자신의 투자 성향과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 수준을 정확히 아는 것이다. 시장이 무섭다고 급하게 결정하기보다는, 데이터를 차근차근 살펴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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