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퇴직연금 계좌를 보면 좀 답답하다. 은행 예금에 넣어두면 안전하다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1년이 지나도 수익률이 3%밖에 안 된다.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내 돈은 제자리걸음이다.
그런데 퇴직연금으로 50% 넘는 수익을 낸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어떻게 그게 가능한 걸까? 금융감독원이 최근에 발표한 자료를 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연금 고수들의 비밀, 생각보다 단순했다
금감원이 퇴직연금 수익률 상위 1,500명을 분석했다고 한다. 이 사람들의 최근 1년 수익률은 평균 38.8%였다. 일반 가입자 평균이 4.2%니까 거의 9배 차이가 난다. 3년으로 기간을 늘려봐도 연금 고수들은 연 16.1%를 벌었고, 보통 사람들은 4.6%에 그쳤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간단했다. 일반 사람들은 원금 잃을까봐 걱정돼서 전체 돈의 82.6%를 원리금 보장 상품에 넣어뒀다. 은행 예금이나 정기적금 같은 것들 말이다. 반면 연금 고수들은 79.5%를 펀드나 ETF 같은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했다. 완전히 반대였던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연금 고수들은 국내 펀드에 61.6%, 해외 펀드에 31.8%를 투자했다. 해외보다는 우리나라 증시가 더 오를 거라고 본 것 같다.
나이대별로 투자 방식이 달랐다
30대 미만 젊은 고수들은 주로 나스닥이나 S&P500 같은 미국 지수 ETF에 투자했다. 어차피 시간이 많으니까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미국 증시에 올라탄 것이다.
40대 이상 중장년층은 좀 달랐다. 이들은 조선이나 방산, 원자력 같은 국내 테마형 ETF로 승부를 걸었다. 정부 정책의 혜택을 받을 것 같은 산업들을 골라서 투자한 것이다.
60대 이상은 테마형 ETF와 함께 고배당 펀드, 중국 펀드 등 좀 더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선호했다고 한다.
전체 연령대를 통틀어서 가장 많은 돈이 몰린 ETF는 조선TOP3플러스였다. 141억 원이 투자됐는데, 수익률은 무려 140.5%였다. 2위는 K방산 ETF로 139억 원이 투자됐고, 수익률은 173.1%에 달했다. 조선이랑 방산 관련주들이 정말 잘 나갔던 모양이다.
부자들의 자산 구성도 변하고 있다
KB금융 경영연구소에서 매년 부자 보고서를 낸다.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가진 사람들을 분석한 건데, 올해 보고서를 보니 흥미로운 변화가 보였다.
한국 부자들 숫자는 작년 말 기준으로 47만 6,000명이라고 한다. 전년보다 3.2% 늘어난 숫자다. 그런데 이들의 자산 구성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2012년에는 부자들이 가진 자산 중 부동산이 59.5%였다. 그런데 2025년에는 54.8%로 줄었다. 반대로 주식이나 펀드 같은 금융자산은 35.6%에서 37.1%로 늘었다. 가상자산이나 금, 보석 같은 기타자산도 4.9%에서 8.1%로 크게 증가했다.
여전히 부동산 비중이 높긴 하다. 거주용 주택이 31.0%로 가장 많고, 현금 같은 유동성 자산이 12.0%, 투자용 주택이 10.4%, 예적금이 9.7%, 빌딩이나 상가가 8.7%, 주식이 7.9% 순서였다. 그래도 주식이나 현금, 예금 비중은 조금씩 올라가고 있었다.
부자들이 돈 넣고 싶어하는 곳
부자들한테 앞으로 1년 안에 어디에 투자하면 수익이 좋을 것 같냐고 물었다고 한다. 1순위가 주식이었다. 55.0%가 주식을 꼽았다. AI 기술이 발전하고 글로벌 경기가 회복될 거라는 기대감 때문인 것 같다.
그 다음으로는 금이나 보석이 38.8%, 거주용 주택이 35.5%, 투자용 주택이 25.5%, 펀드가 14.0%, 빌딩이나 상가가 12.8%, 가상자산이 12.5%였다. 예전에는 무조건 부동산이었는데 이제는 주식이 1위를 차지했다.
3년에서 5년 정도 중장기로 봐도 주식이 1위였다. 49.8%가 주식을 유망하다고 봤다. 부동산 경기가 불확실해서 거주용 주택은 2위로 밀렸다. 가상자산은 12.8%로 지난해보다 9.5%포인트나 늘었다.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이 대체 투자처로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다.
부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개수는 평균 8.9개라고 한다. 국내 주식은 5.8개, 해외 주식은 4.9개 정도 갖고 있었다. 어떤 종목에 투자하는지 봤더니 국내외 공통적으로 반도체나 디스플레이가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IT나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관련 주식들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될까
100세 시대라고들 한다. 노후를 제대로 대비하려면 재테크가 정말 중요해졌다. 전문가들은 지금 퇴직연금의 80% 이상이 원리금 보장 상품에 묶여 있는 게 문제라고 말한다.
물론 원금 잃는 게 무섭긴 하다. 그런데 예금으로만 굴리면 물가 상승률도 못 따라간다는 게 문제다. 연금 고수들이나 부자들이 어떻게 투자하는지 참고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금융회사에서 제공하는 상담이나 자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퇴직연금 계좌를 열어보니 원리금 보장 상품이 80%가 넘는다면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최근 3년간 수익률이 5%도 안 된다면 더욱 그렇다. 부동산에만 자산이 몰려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조선이나 방산 관련 ETF가 140%가 넘는 수익을 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물론 모든 상품이 이렇게 오르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예금보다는 나은 선택지들이 있다는 뜻이다.
부자들도 이미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주식이나 가상자산으로 분산하고 있다. 정부 정책이 어떤 산업을 밀어줄지, 미래에 어떤 기술이 성장할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서 투자하는 것 같다.
당장 모든 걸 바꿀 필요는 없다. 조금씩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을 늘려보고, 테마형 ETF에도 관심을 가져보면 된다. 30대나 40대라면 미국 지수 ETF를 시작으로 경험을 쌓는 것도 괜찮다. 50대 이상이라면 고배당 펀드와 테마형 ETF를 섞어서 분산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가상자산은 변동성이 크니까 전체 자산의 3%에서 5% 정도만 소액으로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부자들도 12.8%만 가상자산에 투자한다고 했으니까.
결국 안전만 추구하다가는 물가 상승을 못 따라간다는 게 요즘 현실이다. 연금 고수들이 9배 높은 수익을 낸 건 우연이 아니었다. 적극적으로 투자했기 때문이다. 부자들이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옮기는 것도 같은 맥락인 것 같다.
2026년, 내 자산을 어떻게 굴릴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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