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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지수 ‘심층 분석’, 자세히 보니 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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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는 밸류업 지수 편입 종목을 발표했어요. 지수명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Korea Value-up Index)입니다. 그런데 편입 종목을 발표한 이후 시끌벅적합니다. 지수를 만든 기준과 종목을 살펴보면서 많은 투자자가 의문을 제기했어요. 그 의문점을 한 번 살펴볼게요.

먼저, 밸류업 지수 종목 100개를 나열했습니다. 또, 24일 종가와 2분기 실적 기준 PBR과 ROE도 함께 정리했어요. 배당수익률은 작년 주당 배당금과 24일 주가를 기준으로 계산한 수치입니다. 정렬 기준은 PBR이 높은 순으로 했어요.

PBR 높은 순으로 정리한 이유는 많은 투자자가 PBR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기 때문입니다. PBR이 높은 종목은 이미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PBR이 많이 높은 종목은 단순히 인정을 넘어 주가에 거품이 있다고 풀이할 수도 있어요. 이런 종목은 밸류업이 아닌 오히려 주가가 다운(Down)되어야 합니다. 이런 종목이 밸류업 지수에 들어왔다는 건 많은 투자자가 의아해하는 지점입니다.

[표] 밸류업 지수 종목 100

밸류업100_20240925
(자료: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

PBR 기준 상위 10개 종목을 정리해봤어요. 100개 기업 중 PBR이 가장 높은 종목은 한미반도체입니다. 한미반도체 PBR은 18배 수준으로 높다 못해 하늘을 찌릅니다. 이런 종목이 ‘밸류업’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무엇보다 한미반도체가 이런 PBR을 계속 유지하는 건 불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이런 PBR을 주식시장이 놔두어서는 안됩니다. 시장 원리에 의하면 PBR과 같은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은 종목은 조정을 받아야 합니다. 그게 건전한 시장이라고 할 수 있죠. 이런 종목이 밸류업이란 이름으로 꼽힌다는 게 논리적이지 않습니다.

[표] 밸류업 지수 종목: PBR 상위 1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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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인리치타임스,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

다른 9개 종목도 같은 원리입니다. 이미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으며,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는 종목이 “더 밸류업을 할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 듭니다.

추가로 PBR 기준 상위 10개 종목에서 눈에 띄는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먼저, ROE가 전반적으로 다 높다는 점입니다. 이런 특징은 PBR이 높은 것을 정당화시켜줍니다.

그러나 배당수익률은 모두 낮은 특징이 있어요. 즉, 상위 10개 종목은 주주에게 돌려주는 방법이 배당과 같은 직접적인 방법이 아닌 거예요. 대신 ROE를 높게 유지해 주가가 상승할 수 있는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점이 매력이예요.

다음으로 PBR 기준 하위 27개 종목을 볼게요. 이 종목은 PBR이 1배 이하로, 정말 밸류업이 필요한 종목들입니다.

PBR이 가장 낮은 종목은 우리금융지주입니다. 또, PBR이 낮은 대부분 종목은 ‘금융/부동산’ 업종에 속해있어요. 이밖에 운송 산업에 속한 △팬오션 △HMM △대한항공도 PBR이 낮은 종목으로 꼽혔어요.

[표] 밸류업 지수 종목: PBR 하위 27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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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인리치타임스,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

우리나라 대표 자동차 회사인 현대차와 기아도 PBR 하위 27개 종목에 포함됐어요. 롯데칠성, 오뚜기와 같은 음식료 산업에 속한 종목이 있다는 것도 눈에 띄네요.

PBR이 낮은 종목이 밸류업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주주환원 정책을 잘 시행해야 해요. 주주환원 정책의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배당’과 ‘자사주 소각’이 있는데요. 아직 우리나라는 자사주 소각이 자연스럽지 않아요. 그러나 배당을 지급하는 회사는 늘어나고 있어요.

27개 종목 중 작년 주당 배당금과 24일 주가 기준 배당수익률이 3% 넘는 종목은 16개입니다. 이런 종목은 PBR 기준 밸류업이 될 매력을 갖추었죠. 이번 밸류업 지수를 통해 수급이 들어오고 투자자의 주목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밸류업이 되길 바라봅니다. 물론, 앞으로가 더 중요한 만큼 계속 배당을 꾸준히 지급하는 것, 그것을 뛰어넘어 배당금을 늘려가는 게 중요하겠죠.

단, 밸류업 지수 종목에 들어갔으나 앞으로 다른 기업보다 더 큰 노력을 해야 하는 종목이 있습니다. 이런 종목은 ROE와 배당수익률이 낮은 특징을 가지는데요. 팬오션과 미래에셋증권이 밸류업을 위해 앞으로 할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물론, 밸류업에 ‘배당수익률’이 기준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더 세밀하게는 ‘배당성향’이 더 중요할 수 있어요. 실제 기업을 운영하고 재무 결정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배당수익률보단든 배당성향을 어떻게 설계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배당수익률이 직관적으로 보이는 지표기 때문에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즉, 회사는 배당성향을 매력적인 수준으로 높이고 유지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이런 노력을 했는데 시장이 알아보지 못한다면 배당수익률이 올라갈 거예요.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건전하다면 올라간 배당수익률에 의해 투자자의 관심을 받게 되고, 결국 주가가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 주가가 상승하면 PBR이 상승하고 배당수익률이 내려가게 되겠죠. 밸류업 프로그램이 지향해야하는 방향이죠.

ROE가 꾸준히 높은 종목은 결국 주가가 오르게 됩니다. ROE는 회사가 주식투자자에게 얼만큼의 이익을 벌어주는지 알려주는 지표기 때문이죠. 이는 ROE가 밸류업 종목을 선정할 때 기준으로 작용했던 이유일 것입니다.

올해 2분기 연환산 기준 ROE가 20%를 넘는 기업을 정리해봤어요. HD현대일렉트릭은 ROE가 40%로 굉장히 높습니다. 그러나 PBR이 10배로, 시장에서는 이미 HD현대일렉트릭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있는 편이죠. 밸류업할 게 없다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표] 밸류업 지수 종목: ROE 상위 17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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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인리치타임스,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

삼양식품 또한 이미 시장에서 인정을 받는 종목으로 볼 수 있어요. 클래시스, 한미반도체, HPSP, 파크시스템스, 이수페타시스 등도 이미 인정을 받고 있는 종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정을 받지 못해 ‘밸류업’이 필요한 종목도 있어요. 17개 종목 중 PBR이 가장 낮은 종목은 기아예요. 기아는 ROE가 높고 배당수익률도 5%가 넘어간다는 점에서 지독한 저평가를 받고 있다 할 수 있어요. 회사가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만큼 향후 주가가 어떤 모습을 보일 지 궁금합니다.

물론 ROE는 ‘꾸준히 높은 게’ 중요합니다. 즉, 기아가 앞으로 지금과 같은 ROE 수준을 유지한다면 시장은 분명 기아에 주목할 거예요. 만약 그렇다면 기아는 밸류업 프로그램 우등생이 될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의문이 드는 한 종목이 있어서 소개하며 기사를 마무리해보고자 합니다. 바로 ‘심텍’입니다. 심텍은 2분기 연환산 기준 ROE가 -22.2%입니다. 배당수익률은 0.85%로 배당 매력도 크지 않아요.

심텍은 올해 2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적자를 기록했어요. 이에 연환산 기준 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ROE도 마이너스를 보였어요. 밸류업 종목 선정이 ‘최근 2년 연속 적자기업’과 ‘최근 2년 손익 합산 시 적자’인 종목을 제외했다는 점, 또 최근 2년 평균 ROE를 기준으로 종목을 선정했다는 점에서 심텍이 지수에 포함됐어요.

모든 지수가 ‘허점’이 없을 순 없습니다. 그러나 심텍을 보면서 ‘지수 기준을 더 세밀하게 짤 수는 없었을까?’ 의문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또, 밸류업 지수 종목을 보면서 정말 깊게 고민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아쉬움이 계속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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