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텐배거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주가가 10배 오르는 종목을 말하는데, 사실 이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최근 국내 증시를 보면 10배가 아니라 100배 오른 종목들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

더 흥미로운 건 이런 종목들이 AI나 바이오 같은 화려한 신산업 주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한때 실적이 안 좋았다가 다시 회복한 턴어라운드 기업들에서 이런 놀라운 수익률이 나왔다.

턴어라운드 종목이 만드는 놀라운 수익

턴어라운드는 쉽게 말해 실적 반등을 의미한다. 한동안 어려움을 겪던 기업이 업황 회복에 성공하면서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르는 것을 말한다.

한국 증시는 경기 민감주 비중이 높은 편이다. 그래서 경기가 회복될 때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기업들이 유난히 강한 상승세를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신성장 산업보다 이런 턴어라운드 종목에서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올해를 예로 들어보면, HD현대일렉트릭이나 효성중공업 같은 산업재 종목들이 AI 밸류체인 편입 기대감으로 엄청나게 올랐다. 이들은 저점 대비 최대 100배까지 상승했다.

한화투자증권 자료를 보면 1990년대 이후 100배 오른 종목들이 평균적으로 약 15년 정도 걸렸다고 한다. 그런데 HD현대일렉트릭이나 효성중공업은 5년 3개월 만에 100배를 달성했다. 턴어라운드 종목의 상승 탄력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는 사례다.

턴어라운드 종목은 어떻게 찾을까

그렇다면 이런 종목들을 미리 찾아낼 방법은 없을까. 증권가에서 주로 사용하는 지표가 있다. 바로 영업이익률을 비교하는 방법이다.

3년 영업이익률과 1년 영업이익률을 비교해보는 것이다. 3년 영업이익률은 기업의 장기적인 마진 상황을 보여준다. 반면 1년 영업이익률은 최근 업황의 단기 흐름을 나타낸다.

여기서 중요한 시그널은 1년 영업이익률이 3년 영업이익률을 앞지르는 시점이다. 이 순간이 바로 기업 실적이 반등 국면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실제로 HD현대일렉트릭을 보면 2019년 2분기에 1년 영업이익률이 바닥을 찍었다. 그리고 2020년 2분기에는 3년 영업이익률을 돌파했다. 이후 주가는 연율 121%로 상승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시 이 신호를 보고 매수했다면 엄청난 수익을 거뒀을 거라고 설명했다.

지금 주목할 만한 종목들

올해 코스피 지수가 2400선에서 출발해 4000선을 넘어섰다. 하지만 전체 종목을 보면 약 30%는 오히려 연초보다 떨어져 있다. 코스닥은 40%가 넘는다. AI나 바이오 같은 일부 업종에만 상승이 집중됐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실적 반등 신호를 보이는 종목들이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LG화학이 올해 3분기에 흑자 전환했고, 1년 영업이익률도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 롯데케미칼, 대한유화 등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화학 업종 외에도 셀트리온이나 알에스오토메이션 같은 종목들도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있어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수연 연구원은 지금 업황의 저점을 지나고 있고 앞으로 턴어라운드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적 반등이 확인되면 주가가 빠르게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할 때 기억할 점들

턴어라운드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건 타이밍이다. 업황이 바닥을 지나는 시점을 포착하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실적 개선의 근거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또 장기적인 관점도 필요하다. 100배 상승이 평균 15년 걸린다고 했지만, 턴어라운드 종목은 5년 안팎으로 단축될 수 있다. 그래도 최소한 몇 년은 기다릴 각오를 해야 한다.

당연히 모든 부진 기업이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는 건 아니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분산투자는 기본이다. 한 종목에 몰빵하기보다는 여러 종목에 나눠 투자하는 게 안전하다.

단순히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고 무조건 턴어라운드 종목인 건 아니다. 실제로 영업이익률이 개선되는지, 업황이 회복되는지 펀더멘털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다

AI나 바이오 같은 신산업도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한국 증시의 특성을 생각하면 턴어라운드 종목에서 더 큰 수익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업황 저점을 지나며 반등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있을 것이다. 영업이익률 같은 지표를 활용해서 실적 개선 신호를 잘 포착한다면, 100배까지는 아니더라도 의미 있는 수익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물론 투자는 항상 신중해야 한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일 뿐 투자 권유가 아니다. 모든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하에 이뤄져야 하고, 투자 전에 충분한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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