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 또는 P/B는 주가순자산배수라고 합니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또는 자기자본)으로 나누어서 구하는데요. 주가가 순자산 대비 몇 배에 거래되고 있는지 알려주는 지표입니다. 보통 PBR이 낮으면 주가가 회사가 가진 순자산대비 저평가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에 투자자는 일반적으로 PBR이 낮은 종목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PBR은 인기가 서서히 식어가고 있습니다. PBR이 최근 투자 트렌드와는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그러나 PBR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더 큰 의미가 있는 투자지표입니다.
먼저, PBR을 구하는 기본 공식은 ‘주가 / 주당 순자산(=자기자본)’ 입니다. ‘시가총액 / 순자산(=자기자본)’ 으로 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공식도 있습니다. 바로 ROE * PER 입니다. ROE는 자기자본이익률로, 워런 버핏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로 알려지면서 유명해졌습니다. ROE는 회사 자산 중 주식투자자의 몫인 ‘순자산(=자기자본)’에 대해 회사가 얼만큼의 순이익을 벌었는지 알려줍니다. 즉, 자기자본이익률 = 주주 수익률이라 할 수 있죠.
PER은 주가순이익배수입니다. 주가가 순이익의 몇 배수에 거래되고 있는지 알려줍니다. PER이 높다는 건 투자자가 그 주식에 대해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의미기도 하고요. 즉, PER이 높다는 건 ‘고평가’ 받고 있다고 풀이합니다. PER이 높은 주식에 투자하는 건 그만큼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PER이 낮은 종목에 투자하는 건 그만큼 ‘보수적 투자’라고 할 수 있고요.
일반적으로 PBR은 낮을수록 좋습니다. 그런데 PBR은 ROE와 PER의 곱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ROE가 높고, PER이 낮으면 좋습니다. 자, 이제 조금씩 복잡해집니다. 결론적으로 PBR이 낮을수록 좋지만, 그 원인이 ROE가 낮아서 생긴 결과라면 좋지 않습니다. 반대로, PBR이 낮은 원인이 PER이 낮은 거라면 투자자에게 유리합니다. 즉, 우리는 PBR이 낮은 이유를 ROE와 PER을 통해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함정을 발견할 수 있어요. 만약, ROE와 PER이 모두 낮다면 PBR이 낮아져요. PBR이 낮을수록 매력적이지만, ROE와 PER이 모두 낮아 PBR이 낮다면 투자자에게 좋은 상황이 아니예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투자자에게 ROE는 높고 PER은 낮은 게 좋으니깐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지난 1분기 기준 연환산 실적과 25일 종가 기준 한섬과 광주신세계 PBR은 모두 0.28배입니다. PBR 기준으로는 두 종목의 투자 매력도 차이를 알 수 없습니다. 이제 ROE와 PER을 통해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두 기업의 ROE는 한섬이 4.54%, 광주신세계 5.74%입니다. ROE 기준으로는 광주신세계 매력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PER은 한섬 6.3배, 광주신세계 5배로, 광주신세계가 더 낮습니다. 이에 PER 기준으로도 광주신세계의 매력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죠.
[그래프] 한섬·광주신세계 투자지표
(자료: 인리치타임스)
정리하면 두 종목은 PBR이 같지만, 광주신세계가 한섬에 비해 ROE는 높고 PER은 낮아 더 매력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PBR이 다른 경우도 비교해보겠습니다. 이번에는 한섬과 대현을 비교해보겠습니다. 두 기업 모두 ‘의류사업’을 하는 기업입니다. 먼저, PBR은 한섬이 0.28배, 대현은 0.32배입니다. PBR 기준으로는 한섬이 더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ROE는 한섬과 대현이 각각 4.54%, 8.37%로 대현이 더 높습니다. 또, PER은 한섬 6.3배, 대현 3.9배로, 대현이 낮습니다.
[그래프] 한섬·대현 투자지표
(자료: 인리치타임스)
정리하면 PBR은 한섬이 대현보다 낮습니다. 그러나, 따져보면 대현이 한섬보다 ROE가 높고 PER이 낮아 더 매력적이라 풀이할 수 있습니다. PBR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ROE와 PER을 따져볼 필요가 생겼습니다.
여기서 하나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ROE는 ‘듀퐁 분석’을 통해 3가지 변수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ROE는 기본적으로 ‘순이익 / 자기자본’ 으로 구합니다. 이 ROE를 순이익률 * 총자산회전율 * 레버리지 비율로 구할 수 있습니다. 각 변수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ROE 듀퐁 분석
1. 순이익률(=수익성) = 순이익 / 매출액
2. 총자산회전율(=활동성) = 매출액 / 자산
3. 레버리지 비율(=안정성) = 자산 / 자기자본
즉, 우리는 듀퐁분석을 통해 ROE가 어떤 사업 활동의 결과로 나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순이익률은 회사 수익성을 나타냅니다. 회사가 매출에서 얼만큼 남길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죠. 활동성은 회사가 자산을 얼만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순이익률과 총자산회전율은 높을수록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레버리지 비율은 회사 재무구조를 알 수 있는데요. 레버리지가 높으면 그만큼 ‘부채’를 많이 활용했기에 재무 안전성이 걱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레버리지는 적은 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닙니다. 재무구조 이론상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레버리지는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즉, 적당한 레버리지가 좋습니다. 단, 높은 ROE의 주 원인이 레버리지가 높은 거라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절대적 기준으로는 레버리지 비율이 높은 것보다는 낮은 게 더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ROE 듀퐁분석은 회사 경영활동의 결과를 특징별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PER을 곱해서 PBR을 구하게 되는데요. PER은 밸류에이션 또는 시장배수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PBR은 수익성 * 활동성 * 안전성 * 밸류에이션으로 구합니다. PBR 수준이 어떤 변수에 의해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 이 분석법을 통해 투자 기회를 포착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PBR을 ROE 듀퐁분석과 PER로 살펴보면서 ‘어느 부분을 더 분석해볼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즉, 투자 분석 과정을 체계화할 수 있으며,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분석을 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