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14일 전일 대비 12.42% 오른 2만76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주가 상승 배경에는 소형모듈원전(SMR) 기술이 적용된 원자력 추진 컨테이너선 공개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차트] 두산에너빌리티 주가(일봉, 최근 6개월)

(자료: 키움증권)
원자력 추진 컨테이너선 설계 모델 공개
이번 주가 상승은 HD한국조선해양이 12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휴스턴 해양 원자력 서밋’에서 SMR을 활용한 원자력 추진 컨테이너선 설계 모델을 공개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기존 석유 연료 기반 선박과 달리 원자력 추진선은 배기기관과 연료탱크가 필요 없다. 대신 그 공간을 추가 컨테이너 적재에 활용할 수 있어 경제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해양 방사선 차폐 시스템을 적용해 안전성을 높였다. 또, 2030년까지 해상 원자력 사업 모델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의 SMR 기술이 해당 프로젝트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기 실적 ‘흐림’, 장기 성장 ‘맑음’
두산에너빌리티는 현재 미국 뉴스케일 파워(NuScale Power)와 협력해 SMR 주요 부품을 제작·공급하고 있다. 이번 HD한국조선해양의 원자력 추진선 공개가 향후 SMR 기술의 적용 범위를 조선업까지 확대할 문이 열렸다.
다만,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두산밥캣 부진 영향으로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단기적인 실적 부진이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SMR 기술 확대에 따른 성장 가능성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하반기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의 분할합병을 추진했으나, 금융당국의 제지와 시장 반발로 계획이 무산된 바 있다. 이후 두산에너빌리티는 차입금을 줄이고 원전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SMR 기술의 적용 범위가 조선 산업으로 확장되면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며 “단기적인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원전 관련 산업의 성장성과 정부 정책 지원 등을 고려할 때 긍정적인 전망이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