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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 서학개미” 해외주식 팔면 세금 안 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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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드디어 큰 카드를 꺼내들었다. 12월 24일, 기획재정부에서 해외주식 투자하는 사람들한테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발표했다. 간단히 말하면 미국 주식 같은 해외주식 팔고 국내 주식 사면 양도세를 깎아주겠다는 것이다.

요즘 환율이 1,400원대를 훌쩍 넘어서면서 정부 입장에서는 달러가 빠져나가는 게 심각한 문제였나보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바로 ‘국내시장 복귀계좌’, 줄여서 RIA라는 새로운 계좌다.

5천만원까지 양도세 면제, 조건은 있다

일단 12월 23일까지 갖고 있던 해외주식을 팔아서 국내 주식에 1년 이상 투자하면 양도세를 깎아준다. 한 사람당 5천만원까지 혜택을 준다고 하니 웬만한 개인투자자들은 다 해당될 것 같다.

재미있는 건 빨리 돌아올수록 더 많이 깎아준다는 점이다. 2026년 1분기에 복귀하면 양도세를 100% 면제해준다. 아예 안 내도 된다는 얘기다. 2분기에 오면 80%, 하반기에 오면 50%만 감면해준다.

원래 해외주식은 1년에 250만원까지는 비과세고, 그 이상 번 돈에 대해서는 22% 세금을 낸다. 예를 들어 미국 주식으로 5천만원 벌었다면 (5천만원 – 250만원) 곱하기 22%니까 약 1,045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그런데 1분기 안에 국내로 복귀하면 이걸 한 푼도 안 내도 된다는 것이다.

환헤지 상품도 새로 나온다

정부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갔다. 해외주식을 당장 팔기는 싫은데 환율 떨어질까봐 불안한 사람들을 위해 선물환 매도 상품이라는 걸 만들기로 했다.

이건 쉽게 말하면 환율 보험 같은 거다. 미국 주식은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 환율 하락 리스크만 막는 방법이다. 이렇게 환헤지를 하면 환헤지 상품 매입액의 5%를 양도세에서 추가로 빼준다고 한다. 최대 500만원까지.

주요 증권사들이 앞으로 이런 상품을 순차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라고 하니 관심 있는 사람들은 자기가 쓰는 증권사에서 출시하는지 확인해보면 될 것 같다.

기업들 해외 돈도 끌어온다

개인투자자들만 타겟으로 한 게 아니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 자회사에서 배당금 받아올 때도 세금 혜택을 늘렸다.

원래는 해외 자회사한테 받은 배당금의 95%를 비과세해줬는데, 이제 100% 다 비과세한다. 해외에서 이미 법인세 내고 온 돈이니까 또 세금 매기지 말라는 취지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에 쌓아둔 돈이 대충 1,144억 달러 정도 된다고 한다. 이 돈을 국내로 들여오게 만들려는 것이다. 달러가 국내로 들어오면 환율도 안정되고 일석이조라는 계산이다.

환율이 그렇게 심각했나

사실 이번 대책이 나온 배경을 보면 환율 문제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알 수 있다. 12월 24일 아침에 원달러 환율이 1,484.9원까지 올라갔다. 거의 연중 최고치를 찍을 뻔했다.

그런데 정부가 이런 대책들을 발표하고 강하게 구두개입까지 하니까 오후 3시 30분 마감할 때는 1,449.8원까지 떨어졌다. 반나절 만에 35.1원이나 내린 것이다. 이 정도 낙폭은 2022년 11월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정부 입장에서는 개인들이 미국 주식 사느라 달러를 계속 사고, 기업들은 미국에 투자하느라 또 달러를 내보내니까 환율이 계속 오를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최지영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은 기자회견에서 “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전 세계 자본시장 중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해외 주식 투자를 늘렸다”면서 좀 아쉬운 듯이 말했다. 그러면서 “원화가 계속 떨어질 거라는 기대가 오히려 불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도 했다.

증권사들도 해외주식 마케팅 중단

정부가 이렇게 나오니까 증권사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아예 내년 3월까지 해외주식 관련 현금성 이벤트나 공격적인 광고를 자제하라고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은 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 무료 혜택을 곧 없앤다고 공지했고, 미래에셋증권이랑 삼성증권도 해외투자 이벤트를 일시 중단했다. 키움증권은 미국 주식 텔레그램 운영까지 잠정 중단한다고 한다.

그동안 증권사들이 서로 경쟁하듯이 해외주식 투자를 부추기는 마케팅을 했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

문제는 이런 정책이 실제로 서학개미들을 국내로 불러올 수 있느냐는 것이다. 업계 반응은 조금 엇갈린다.

긍정적으로 보는 쪽에서는 5천만원 한도가 웬만한 개인투자자는 다 커버할 수 있는 금액이고, 1분기에 복귀하면 양도세를 전액 면제받는 게 꽤 매력적이라고 본다. 특히 요즘처럼 환율이 높을 때 미국 주식 팔아서 환차익까지 챙기고, 세금 혜택까지 받으면서 저평가된 국내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라고 한다.

반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은 원래부터 양도세를 생각하고 투자한 건데, 1년 한시적으로 한도 내에서만 감면해주는 게 얼마나 큰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주식 투자자들 중에는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 같은 종목들을 장기적으로 보고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한테 단기 세제 혜택이 얼마나 매력적일지는 미지수다.

언제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 이 혜택을 받고 싶다면 일단 자기가 갖고 있는 해외주식을 확인해봐야 한다. 12월 23일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던 주식들이 대상이다.

그 다음엔 대충 계산을 해봐야 한다. 지금 팔면 얼마나 이익이 나는지, 거기에 22% 세금이 얼마인지. 그리고 그 세금을 1분기에 복귀하면 안 내도 되니까 실제로 얼마를 아끼는 건지.

국내 주식 중에서는 1년 이상 보유할 만한 종목을 골라야 한다. 왜냐하면 1년 이상 보유해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괜히 급하게 사서 몇 달 만에 팔면 혜택을 못 받는다.

RIA 계좌는 2026년 1월부터 증권사에서 개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기가 쓰는 증권사에 문의해보면 될 것 같다.

환율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정부는 내년에 환율이 더 오를 거라는 시장의 우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특히 미국 투자 때문에 연간 200억 달러가 나간다는 전망에 대해서는 “사업 선정도 안 됐고 특별법도 통과돼야 하는데다가 실제 집행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서 “내년에 200억 달러가 다 나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그러니까 시장에서 걱정하는 것만큼 달러 유출이 심하진 않을 거라는 얘기다. 오히려 이번 대책들로 달러가 국내로 들어오면 환율이 안정될 수도 있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다.

하지만 환율이라는 게 워낙 변수가 많다. 미국 금리 정책, 북한 리스크, 국내 정치 상황 등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정부가 아무리 개입해도 시장의 힘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연말 결산이 중요한 이유

12월 30일이 중요한 날이다. 이날이 외환시장 폐장일인데, 이날 결정되는 환율이 연말 기준환율이 된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기업들이랑 은행들이 이 환율을 기준으로 외화 자산이랑 부채를 원화로 환산해서 결산하기 때문이다.

환율이 높으면 외화 부채를 많이 갖고 있는 기업들은 부채가 확 늘어난다. 그러면 부채비율이 나빠지고 이자 부담도 커진다. 이게 나중에 신용등급 평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정부는 연말까지 환율을 최대한 낮추려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24일에 보여준 강력한 구두개입도 그런 맥락이다.

결국은 개인의 선택

이번 정책이 좋은지 나쁜지는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단기 매매하는 사람한테는 꽤 괜찮은 기회일 수 있다. 양도세 1천만원 넘게 아낄 수 있다면 당연히 고려해볼 만하다.

하지만 미국 기술주에 장기 투자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고민이 될 것이다. 세금은 아낄 수 있지만, 그 대신 앞으로 올라갈지도 모르는 미국 주식을 팔아야 하고, 국내 주식을 1년 동안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환율도 변수다. 지금 1,450원 정도인데, 만약 내년에 1,300원대로 내려간다면 환차익은 날아간다. 반대로 1,500원, 1,600원으로 올라간다면 지금 팔지 않은 게 후회될 수도 있다.

정답은 없다. 다만 정부가 이렇게까지 강력한 정책을 내놓은 건 그만큼 상황이 심각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앞으로 몇 달간 환율과 주식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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