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본 증시가 심상치 않다.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리가 취임한 이후 닛케이지수가 5만 고지를 바라보고 있고, 한국 투자자들도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투자 패턴이다. 그냥 아무 주식이나 사는 게 아니라, 다카이치 총리가 강조하는 정책 테마에 딱 맞는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보면 지난 4일부터 21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일본 주식 상위 25개 종목 중에서 절반이 넘는 13개가 다카이치 총리의 핵심 정책과 관련된 종목들이었다. 반도체, AI, 방위산업, 전고체전지, 양자컴퓨팅 같은 분야 말이다.
한국 투자자들이 주목한 종목들
구체적으로 어떤 주식들을 샀는지 살펴보면 재미있는 패턴이 보인다. 순매수 4위에 오른 어드반테스트는 반도체 테스트 장비 회사다. 7위에는 소프트뱅크가 있고, 8위에는 반도체 메모리 회사인 키옥시아가 자리 잡았다. 13위에는 반도체 검사장비를 만드는 레이저텍이 올라왔다.
방위산업 쪽도 뜨겁다. 미쓰이E&S가 10위에 이름을 올렸고, 미쓰비시중공업도 한국 투자자들의 매수 대상이었다. 이 방산주들은 최근 한 달 사이에 주가가 거의 20%나 올랐다. 다카이치 총리가 방위력 강화를 계속 강조하고 있고, 오는 28일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서 국방비 증액 같은 얘기를 나눌 예정이니 이런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 같다.
도요타자동차도 14위에 들었는데, 전고체전지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을 것이다. 소니는 15위, 미쓰이광산이 23위, 스미토모전기가 24위, 미쓰비시전기가 25위에 각각 올랐다. 모두 다카이치 총리가 말하는 전략 산업과 직접 연결되는 기업들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말하는 경제 정책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부터 명확했다. “AI, 반도체, 에너지, 핵융합, 방위 등 전략 산업에 대담한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경제안보 강화와 기술강국 실현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건 단순히 선거용 공약이 아니라 일본의 산업 구조를 바꾸려는 장기 전략으로 봐야 한다. 중국과의 기술 경쟁, 미국과의 동맹 강화, 자국 산업 보호 같은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정책이다. 그래서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이번 정책은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왜 지금 일본 증시가 오르는가
닛케이지수가 다카이치 총재 선출 이후 2주 만에 빠르게 상승한 배경에는 금융완화 기대감이 깔려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재정확대와 금융완화를 주장하고 있어서,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걸 막을 거라는 기대가 시장에 퍼져 있다. 금리가 오르지 않으면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이 쉬워지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이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투자처가 된다.
재미있는 건 한국 투자자들의 태도 변화다. 최근 6개월 동안은 일본 주식을 팔기만 했는데, 이달 들어서는 오히려 사는 쪽으로 돌아섰다. 다카이치 효과를 빠르게 감지하고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투자할 때 생각해볼 점들
물론 무작정 따라 사기에는 고려할 게 많다. 일단 환율 문제가 있다. 엔화 가치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다카이치 내각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될지도 지켜봐야 한다. 28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결과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투자자들이 정책 수혜 기대주로 분류되는 종목군에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데이터를 보면 그 말이 맞다. 반도체, AI, 방위산업처럼 다카이치 총리가 강조하는 분야의 주식들이 한국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니까.
결국 다카이치 수혜주라는 건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한국 투자자들은 이미 그 흐름을 타고 있다. 다만 정책이 실제로 어떻게 집행될지, 기업들이 정말 혜택을 받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일본 증시가 5만 고지를 넘어설지, 그리고 이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앞으로의 정책 실행력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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