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가 산 종목은 기관과 외국인에 비해 부진한다고 합니다. 그들이 산 종목은 크게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개인 순매수 종목 공통점
① 높은 주가 상승세
② 소외주에 대한 저점 매수
한편, 개인이 순매도한 종목은 주가가 상승한다고 알려졌습니다. 이는 다시 말해 기관 또는 외국인이 산 종목 주가는 좋은 흐름을 보인다고 풀이할 수 있는데요. 과연 이 말이 사실인 지 확인해보겠습니다.
먼저, 거래대금을 바탕으로 개인이 많은 돈을 투자한 종목을 정리했습니다. 기준은 개인이 6월 한 달간 거래대금 기준 가장 많이 투자한 상위 20개 종목입니다. 그리고 이 20개 종목이 7월 어떤 성과를 보였는지 정리해보았습니다.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서 매수가는 6월 한 달 중 각 종목이 기록한 최저가와 최고가의 평균을 기준으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등락률은 7월 최저가와 최고가의 평균을 이용해 계산했습니다. 예를 들어 6월 중 A종목의 주가가 최고 1만원, 최저 5000원을 기록했다면, 매수가는 평균인 7500원입니다. 또, 7월 한 달간 최고 1만2000원, 최저 7000원을 기록했다면 평균인 9500원을 기준으로 등락률을 계산했습니다. 즉, A 종목은 26%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입니다.
개인은 6월에 △삼성SDI △NAVER △에코프로머티 △LG화학 △셀트리온 등에 가장 많이 투자했습니다. 개인이 투자한 상위 20개 종목 중 평균적으로 수익을 낸 종목은 △셀트리온 △삼천당제약 △LG에너지솔루션 △삼양식품 △SK텔레콤입니다. 이 중 삼천당제약 주가가 평균 33% 상승해 가장 큰 수익률을 기록했네요.
[표] 개인 순매수 종목 성과
(자료: 인리치타임스)
개인이 순매수한 20개 종목이 7월에 수익률을 낸 경우는 25%입니다. 즉, 20개 종목 중 5개 종목 만이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또, 20개 종목의 평균 등락률은 -4.44%로 부진했습니다.
그런데 만약 같은 기간 기관과 외국인이 수익을 내지 못했다면 개인 투자자가 부진했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에 기관과 외국인의 성과도 살펴보겠습니다.
6월 기관은 △현대차 △제이시스메디칼 △포스코인터내셔널 △SK이노베이션 △현대글로비스 등을 순매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개 종목 중 7월에 수익률을 내고 있는 종목은 총 10개입니다. 즉, 승률이 50%입니다.
[표] 기관 순매수 종목 성과
(자료: 인리치타임스)
승률이 반반이지만, 20개 종목 평균 수익률은 5.31%입니다. 개인이 투자한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보다 무려 9.75% 포인트 높은 수치입니다.
또, 재밌는 점은 두 집단이 함께 투자한 종목이 ‘셀트리온’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셀트리온은 개인이 수익을 낸 5개 종목 중 하나입니다. 어쩌면 기관의 순매수가 없었다면 돈을 못 벌었을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외국인 순매수 종목을 보겠습니다. 6월 한 달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알테오젠 △기아 △현대차 등에 투자했습니다. 외국인이 투자한 20개 종목 중 7월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총 16개 종목입니다. 승률이 무려 80%나 됩니다. 외국인이 6월에 투자한 대부분 종목의 주가는 7월 들어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5.84%입니다. 승률이 굉장히 높았지만 평균 수익률 측면에서 기관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물론, 개인과는 10.28% 포인트 차이가 나며 상대적으로 아주 좋은 성과를 올렸습니다.
[표] 외국인 순매수 종목 성과
(자료: 인리치타임스)
외국인과 개인이 함께 투자했던 종목은 ‘엔켐’이 유일합니다. 그러나 엔켐은 외국인이 손실을 기록한 4개 종목 중 하나이라는 특징을 가집니다.
참고로, 기관과 외국인이 함께 투자한 종목은 △현대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입니다. 두 종목은 각각 3.02%, 21.21% 수익률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리하면 각 투자주체가 6월에 투자한 종목의 성과는 외국인이 가장 좋았으며, 그 뒤를 기관과 개인이 따랐습니다. 단, 외국인과 기관의 성과는 큰 차이가 없었던 것에 비해 개인은 매우 부진했습니다.
물론, 장기간 성과를 평가한 것이 아닌 6월 한 달간의 성과를 측정했다는 점에서 ‘개인이 투자한 종목의 성과가 무조건 부진하다’고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 단, 신문사에서 이 주제를 계속해서 언급한다는 것은 개인이 상대적으로 계속 부진한 실적을 올려왔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시장의 특징을 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개인보다는 기관과 외국인이 관심을 보이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단, 기관과 외국인이 오랜 기간 매수해 ‘이미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모두 소진한 종목은 피해야 합니다.
아쉽게도 그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할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이에 그들이 순매수를 시작하는 시점을 관찰한 후 ‘앞으로도 투자를 이어갈까?’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답은 결국 ‘모멘텀’으로 갈립니다. 여기서 모멘텀은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데요. 무엇보다 가장 강력한 모멘텀은 ‘실적 성장’입니다. 만약, 기관 또는 외국인이 순매수를 시작하는 것을 확인했다면, 그 기업이 향후 전망이 좋은지 살펴봐야 합니다. 전망이 밝을수록 그들은 많은 돈을 투자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기관과 외국인하고는 반대로 ‘나만의 길’을 걷는 것입니다. 앞서 살펴본 ‘6월 개인 순매수 종목’은 단기간에 성과가 부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 지평을 ‘장기’로 늘렸을 때 어떻게 변할 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만약, 지금은 부진하지만 향후 실적 반등을 이뤄낼 수 있는 종목이라면, 결국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수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주가는 올라갈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투자전략이 쉽진 않습니다. 이런 투자가 어려운 이유는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는 점과 시장과는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만큼 분석 능력이 뛰어나야 합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장점을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합니다. 단, 이런 능력이 있다면 몇 번의 투자로 자산을 크게 불릴 수 있습니다.
결국 본인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투자전략을 채택해야 합니다. 시장의 흐름을 읽고 적절하게 치고 빠질 수 있는 투자자라면 기관과 외국인이 만드는 파도를 타면 유리합니다. 그보다는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성향을 가진 투자자라면 수급보다는 자신을 믿고 인내하는 투자가 어울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