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금값이 정말 미친 듯이 오르고 있다. 2025년 10월 현재 트로이온스당 4,000달러 돌파했다. 이자도 없고 배당도 없는 금이 왜 이렇게 인기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금값은 왜 계속 오를까?
금 수요를 보면 답이 나온다. 전 세계 금 수요의 절반 이상을 중국과 인도가 차지하고 있다. 이 두 나라는 아직 1인당 GDP가 각각 12,000달러, 2,200달러 정도인 신흥국이다. 경제가 계속 성장하면 금 수요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금은 반도체, 바이오, 2차전지 같은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소재다. 우리가 쓰는 스마트폰, 전기차 배터리에도 금이 들어간다. 산업이 발전할수록 금 수요는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각국 중앙은행들도 금을 열심히 사들이고 있다.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는 외환보유액의 70% 이상을 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행은 고작 2%도 안 된다. 104.4톤을 보유 중인데 2013년 이후로 추가 매입을 하지 않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금 투자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한국 금ETF 순자산이 2024년 말 8,772억 원에서 2025년 9월 2조 2,775억 원으로 8개월 만에 2.6배나 증가했다.
반면 금 공급은 크게 늘지 않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같은 곳에서는 채굴 과정에서 인권 침해 문제가 불거지면서 채굴 비용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 진주는 양식 기술이 개발되면서 가격이 떨어졌고, 다이아몬드도 이제 실험실에서 만들 수 있어서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의 10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금은 아직 인공으로 만들 방법이 없다. 연금술이 성공했다는 소식은 아직 없으니까.
금 투자,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각각 장단점이 있으니 자신의 상황에 맞는 방법을 골라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금은방에 가서 금괴를 사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추천하기 어렵다. 부가가치세 10%에 금은방 마진, 세공비까지 합치면 약 20% 정도의 비용이 추가로 든다. 게다가 보관도 문제다. 집에 두자니 불안하고, 은행 금고를 빌리자니 또 돈이 든다.
은행의 골드뱅킹 서비스도 있다. 신한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0.01g 단위로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 은행이 고객 예치금으로 금을 사서 보관해주고, 금값이 오르면 수익을 볼 수 있다. 보관 걱정은 없지만 수익에 배당소득세 15.4%가 붙는다. 금액이 크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금ETF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어서 편리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금ETF는 대부분 금 현물이 아니라 금 선물에 투자한다.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실제 금값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금ETF를 살 때는 순자산가치 대비 얼마나 비싸게 거래되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실제 보유한 금 가격보다 훨씬 비싸게 거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금ETF 수익에도 배당소득세가 붙는다. 다만 연금저축펀드나 IRP 같은 절세 계좌로 투자하면 세금을 줄일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잘 모르는 방법이 하나 있다. 바로 KRX금 시장이다. 한국거래소에 금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이 방법의 가장 큰 장점은 세금이 없다는 것이다. 금값이 올라서 수익을 봐도 양도소득세도 없고 배당소득세도 없다. 금액 제한도 없다. 정부가 제도적으로 만들어준 특혜 같은 시장이다. 지금 시점에서는 KRX금 시장이 가장 유리한 투자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금광회사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국내에는 금광회사가 없지만 미국 주식시장에서 살 수 있다. 뉴몬트, 베릭골드, 애그니코 이글 마인스 같은 회사들이 대표적이다. 다른 금 투자 방법과 달리 배당금이 나온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연 250만원 이상 수익이 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22%를 내야 한다.
지금 금에 투자해도 될까?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지금, 투자해도 되는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금은 인플레이션이 우려되거나 경제가 불안할 때 안전자산으로 각광받는다. 중국과 인도의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고, 각국 중앙은행도 금 매입을 늘리고 있으며, 산업적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반면 공급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금은 이자나 배당이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단기 수익을 노리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을 분산하는 용도로 보는 게 맞다. 전문가들은 보통 전체 자산의 5~10% 정도를 금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투자 방법을 선택할 때는 세금 구조를 꼭 확인해야 한다. 같은 금 투자라도 방법에 따라 세금이 천차만별이다. KRX금은 세금이 전혀 없고, 골드뱅킹이나 금ETF는 배당소득세 15.4%를 내야 한다. 금괴를 사면 처음부터 20% 가까운 비용이 든다.
초보자라면 골드뱅킹으로 소액부터 시작해보는 것도 좋다. 세금을 최소화하고 싶다면 KRX금 시장을 적극 활용하자. 이미 연금저축이나 IRP 계좌가 있다면 금ETF를 그 계좌로 사는 것도 방법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싶다면 금광회사 주식으로 배당도 받고 시세차익도 노려볼 수 있다.
금은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여주는 방어 자산이다. 2025년 현재 금값이 역대 최고치지만, 장기적인 수요 증가와 제한적인 공급을 생각하면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다. 다만 모든 자산을 금에만 투자하기보다는 분산 투자의 한 축으로 활용하는 게 현명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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