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뉴스"국민연금, 국내 주식 더 산다고?" 30조 원 추가 매수 가능성과 코스피 전망

“국민연금, 국내 주식 더 산다고?” 30조 원 추가 매수 가능성과 코스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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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증시에서 가장 핫한 이슈 중 하나가 바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확대 이야기다. 올해 코스피가 4000선을 넘어서면서 국민연금의 주식 비중이 목표치를 훌쩍 넘어버렸고, 이제는 더 이상 살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있다. 정부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추가로 주식을 살 수 있도록 자산 배분 비율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게 실현되면 최대 30조 원어치를 더 살 수 있다는데, 이 금액이 얼마나 큰지 감이 오는가? 지난 3분기 주식시장 하루 거래대금 전체와 맞먹는 규모다.

국민연금의 주식 비중, 지금 어느 정도인가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14.9%다. 그런데 코스피가 급등하면서 실제 보유 주식의 평가 가치가 17%를 넘어버렸다. 원래 국민연금은 목표 비중을 기준으로 위아래로 3%포인트씩 조정할 수 있는데, 그러면 최대 17.9%까지 살 수 있다. 지금 거의 그 한도에 다다른 상황이다.

국민연금의 총 운용자산이 약 1,450조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비중 1%만 늘려도 14조 원이 넘는 돈이 움직이는 셈이다. 시장에서 가장 큰 손인 국민연금이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것은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더 살 수 있다는 신호는 그 자체로 호재가 된다.

TAA라는 제도를 활용한다는데

국민연금이 검토하고 있는 방법이 바로 전술적 자산배분, 영어로는 TAA(Tactical Asset Allocation)라는 제도다. 이름은 어렵지만 원리는 간단하다. 기금운용본부가 재량으로 자산별 목표 비중을 2%포인트씩 더 조정할 수 있는 제도다.

이 TAA를 활용하면 국내 주식 비중을 최대 19.9%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현재 17%대인 것을 감안하면 약 3%포인트 정도 더 살 여력이 생기는 것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30조 원 규모다.

원래 이 제도는 시장이 급락하거나 급등할 때 완충장치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이나 환율, 금리가 급변할 때 기금운용본부가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금운용위원회의 의결 없이도 실행할 수 있어서 빠른 판단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과거에는 어떻게 했을까

2021년 1월을 떠올려보면 좋다. 당시 코로나19 이후 유동성이 엄청나게 풀리면서 코스피가 급등했다. 국민연금은 목표 투자 비중 범위를 지키기 위해 7조 원 가까이 되는 국내 주식을 팔았다. 시장이 과열되는 것을 막고 자산 배분 규칙을 지키기 위한 조치였다.

그런데 지금은 정반대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시장이 많이 올랐는데도 오히려 더 사겠다는 것이다. 물론 TAA를 활용하면 규칙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코스피 4500도 가능할까

만약 TAA가 실제로 활용된다면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당장 가장 큰 변화는 국민연금의 매수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원래 시장에서는 코스피가 4300을 넘어서면 국민연금이 더 이상 사지 못하거나 오히려 팔아야 한다고 예상했다.

그런데 TAA를 통해 추가 여력이 생기면 코스피 4500 이상에서도 매수가 가능해진다. 국민연금이 계속 사겠다는 신호 자체가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이끌어내고, 이것이 다시 주가를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증권사 관계자들도 이런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민연금이 시장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기대감만으로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가장 큰 문제는 연기금의 본래 역할에서 벗어난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최재원 교수는 연기금이 증시 급등락을 완화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비중을 끌어올려 변동성을 키우면 시장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민감한 반응이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코스피지수 5000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민연금을 동원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공적 자금으로 인위적으로 증시를 부양하려는 시도라는 비판이다.

순천향대 김용하 교수는 더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한다. 국민연금의 주식 매수 여부는 기금운용본부의 전문적 판단 영역인데, 여기에 정치적 판단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기금 운용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다.

장기적 관점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보다는 해외 투자나 대체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기금의 수익성에 더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최근 몇 년간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고 해외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왔다.

TAA의 원래 취지는 무엇이었나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TAA 같은 유연한 자산 배분 장치는 원래 시장 과열이나 급락의 완충장치로 설계됐다는 점이다. 급락장에서는 매수로 시장을 지탱하고, 과열기에는 매도를 통해 거품을 완화하는 것이 원래 목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시장이 이미 많이 오른 상황에서 추가 매수를 위해 TAA를 쓰겠다는 것이다. 제도 설계의 기본 취지와는 다른 방향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과거에는 주가가 많이 올랐을 때 이런 방식으로 TAA를 활용한 사례가 없었다.

국민연금의 장기 전략은 어떻게 변해왔나

조금 더 넓은 시야로 보면 국민연금의 투자 전략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10년 전인 2015년 말만 해도 국민연금의 자산 구성은 채권이 56.6%로 절반이 넘었고, 주식은 32.2%에 불과했다.

그런데 2025년 현재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채권 비중은 33.0%로 줄었고, 주식 비중은 50.1%로 늘어났다. 안전한 채권 중심에서 수익성 높은 주식 중심으로 체질을 바꾼 것이다. 이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기금 고갈 우려를 늦추기 위한 전략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전체 주식 비중 50.1% 중에서 국내 주식은 14.9%에 불과하고, 해외 주식이 35.2%로 두 배가 넘는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국내 시장에 미치는 과도한 영향력을 줄이고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해외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려왔다.

올해만 해도 국민연금은 주식 투자로 약 200조 원의 수익을 올렸다. 특히 국내 주식 수익률이 36.4%에 달하면서 전체 성과를 끌어올렸다. 해외 주식도 8.61%의 견조한 수익을 기록했다.

투자자는 어떻게 봐야 할까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볼 여지가 있다. 국민연금의 추가 매수 가능성이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고, 코스피가 4300에서 4500 사이에서 추가 상승할 여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TAA 활용은 일시적 조치일 가능성이 높고, 정책이 바뀌거나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 급격한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 과도하게 낙관적인 전망에 휩쓸리기보다는 분산 투자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현명하다.

국민연금이 주목하고 있는 섹터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 국민연금은 AI, 클라우드, 반도체 같은 신성장 동력 산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해외에서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테슬라 같은 글로벌 기술주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결국 최종 결정은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내 주식 비중을 어떻게 할지 다시 생각해볼 시기가 됐다”면서도 “내년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연금개혁과 국내 주식 전망 변화를 충분히 고려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2026년 5월에 5년 단위 자산배분 계획을 새로 세우게 되는데, 그때 보험료율 인상이나 지배구조 개선, 경제 성장률 전망 같은 것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당장 TAA가 실행될지, 실행된다면 얼마나 적극적으로 활용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움직임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투자자들은 관련 뉴스와 정책 변화를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정리하자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확대 검토는 양날의 검이다. 단기적으로는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제도의 취지나 기금의 장기 건전성 측면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1,450조 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의 결정은 단순히 주가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전체의 구조와 투자자들의 심리에 큰 영향을 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이번 결정이 어떻게 내려질지 그리고 그것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자들은 단기 수익 기회를 놓치지 않되, 과도한 기대보다는 냉정한 리스크 관리를 병행해야 할 시점이다. 국민연금의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결국 투자 결정은 자신의 투자 목표와 위험 감수 능력에 맞춰 내려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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